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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오름

흡연 폐해보다 금연 실익 강조가 "효과 크다"

복지부, 광고별 금연 고려 의향 조사 결과 반영

2019-09-1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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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차오름 기자] 흡연의 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하며 경각심을 깨우는 금연광고보다 금연의 긍정적인 측면을 보여주는 광고를 접했을 때 흡연자들의 금연 의향이 더 높게 나타났다. 정부는 이러한 조사를 바탕으로 올해 금연광고 콘셉트를 금연본능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18일 보건복지부의 '광고별 금연 고려 의향' 조사에 따르면 '금연본능' 편을 접한 흡연자들의 금연 의향률은 광고 접촉 전 36.6%에서 광고를 본 후 63.4%로 26.8%포인트 상승했다. 작년 금연광고인 '흡연노예'를 본 후 금연 의향률은 49.7%에서 70.9%로 21.2%포인트 올랐고 '흡연갑질' 편은 광고 시청 전 57.8%에서 70.3%로 12.5%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조사 시기상 광고를 접하기 전 금연 의향률이 다르지만 상승폭은 금연본능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지난 11일 보건복지부가 방영하기 시작한 금연광고 시리즈 '금연의 가치'편. 사진/금연광고 캡처
 
흡연이 남에게 피해를 준다는 관점보다 본인을 옥죈다고 했을 때 광고효과가 더 높고, 누구나 금연할 수 있다는 용기를 깨우는 편이 가장 효과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 조사는 수도권에 거주하는 만 20~59세 흡연자 175명을 대상으로 했다.
 
복지부는 이를 바탕으로 금연의 효과를 소개하는 방향으로 금연광고를 이어갈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일관되게 흡연의 폐해를 보여주는 광고를 해오다보니 역치가 높아지고 흡연자들을 낙인시키는 효과가 있었다"며 "이에 올해 금연의 긍정적인 면을 홍보하는 광고로 바꾼 후 도달률이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2002년 고 이주일씨가 등장한 금연광고를 시작으로 역대 금연광고는 '흡연이 뇌를 자학한다', '흡연은 세상과 이별하는 행위', '담배는 보이지 않는 폭력', '흡연은 질병' 등 흡연자를 겁주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정부가 이제까지 혐오스러운 금연광고를 방영해온 데는 그 효과성이 높다는 연구가 뒷받침돼왔기 때문이다. 흡연으로 인한 신체 장기의 손상과 그로 인한 고통을 끔찍한 이미지로 묘사하는 것이 전세계 추세이기도 했다. 여기에 담뱃갑에 붙이는 혐오사진의 강도를 높이는 등 금연 정책은 강화되기만 해왔다.
 
그러나 혐오광고에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낀다는 지적이 최근 나오면서 정부도 금연광고 방향을 바꿨다. 문철수 한신대 미디어영상광고홍보학부 교수는 "강제적인 방식의 광고가 잘못됐다고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다만 계속 보여주다보면 학습효과가 생겨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문 교수는 "흡연의 부정적인 면을 강하게 보여주는 광고가 아직 습성화되지 않은 젊은층이나 청소년이 느끼기에는 겁이 나겠지만 흡연 의지가 강한 사람들은 이러한 광고를 거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차오름 기자 risi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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