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송정은

jeongeun.song2@etomato.com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
건설사는 딱딱한 회사일까

2024-03-27 17:07

조회수 : 328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GS건설 2024년 신입사원들이 경기도 자이아파트 입주예정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GS건설)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10여년 전 대학 후배 두 명이 한 중견급 건설회사에 동시에 취직에 성공한 적이 있습니다. 굴지의 대기업을 모태로 둔 해당 건설회사는 최근에도 시공능력평가 10위~20위권에 위치하는 꽤나 큰 기업입니다. 그들이 취직을 한 후 반년 정도 지나 근황을 들었을 때 꽤나 놀라웠던 기억이 납니다. 말로만 들었던 건설사의 '군기 문화'를 접했기 때문이죠. 
 
당시 주택 영업본부에서 근무했던 후배들의 전언에 따르면 본부장을 최정점 꼭지점으로 삼고 부채꼴 모양으로 직급과 직위별로 책상을 사무실 내에 펼쳤다고 합니다. 상급자는 하급자들이 어떻게 일하고 있나 살펴 볼 수 있게 그들의 등뒤에 자리를 잡고 말이죠. 즉, 당시 취직한 지 반년도 안됐던 후배 두 명은 영업본부 내 모든 선배들이 자신의 등 뒤에서 매의 눈으로 노려보는 상황을 겪어야 했던 것이죠.
 
지금의 관점에서 본다면 꽤나 힘든 포지션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는 그 회사를 떠나 다른 곳으로 옮긴 후배 두명도 최근 그 회사가 그런 방식을 바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다소 씁쓸한 표정을 짓기도 했습니다. 
 
10여 년이 지나 취직을 준비하는 더 어린 후배들을 만나 이야기를 해보면, 건설사는 취준생들에게 여전히 어렵고 딱딱한 회사로 인식이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최근의 건설사 홍보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 많이 달라졌음을 느낍니다. 이른바 MZ세대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는데, 대표가 직접 직원들과 스키를 타거나 배구를 보러 가는 등 스킨십도 늘리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워라밸(워크라이프밸런스)를 중시하는 젊은 직원들은 오히려 너무 과한 스킨십에 거부감을 나
타낼 수도 있죠. 업무 담당자간 '호흡'이 그 어느 산업군보다 중요한 건설업 특성상 임원진과 일반 직원들과의 스킨십은 상당히 중요할 수 있는데, 그 부분에서 상급자들의 고민이 많은 모양입니다.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이 올해 1월 입사한 신입사원들과 간담회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대우건설)
 
그래서 요즘에는 오히려 서로간의 적당한 '선'을 지켜주는 모습도 많이 포착됩니다. 근무 형태를 들어보면 워라밸 철저히 지켜주기로 유명한 IT나 스타트업 산업군이 떠오르기도 하니깐요. 불과 몇년 전만 해도 기자들과 미팅 자리에 정장을 고수했던 홍보팀도 최근에는 무척이나 편안한 복장으로 나오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확실히 전보다 부드러워진 것은 틀림 없어 보입니다. 
 
또 한 대형건설사는 최근 신입사원의 시각에서 개선점이나 품질개선 아이템을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에게 제안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도 했다는데, 직원들이나 입주 예정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고 합니다. 
 
모두가 건설업의 위기를 말하는 시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능력과 개성을 갖춘 젊은 피들도 늘고 있다는 점은 꽤나 고무적입니다. 이들과 함께 K-건설이 다시 한 번 우리 산업의 젖줄 역할을 해내기를 마음 깊이 응원해봅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 송정은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