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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인터뷰)정태호 "이재명 체제, 정당지지율이 결정...총선 전 신북풍 가능성↑"

"이 대표, 정당 지지율 올리면 논란 없어…정부심판론 강해"

2023-08-21 06:00

조회수 : 7,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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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은 윤석열정부를 평가하는 첫 시험대입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180석을 얻은 민주당도 '운명의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민심이 '정권 심판'과 '정권 안정' 중 어느 쪽을 택하느냐에 따라 윤석열정부 중반 이후 권력의 축이 요동칠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 총선 전략을 수립하는 민주연구원장인 정태호 의원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본지와 만나 "국민은 윤석열정권을 심판할 준비가 다 돼 있다. 나머지 몫은 우리"라고 강조했습니다. 정 의원은 "민생경제에서 유능함을 보여주면 우리가 기대하지 않았던 의석수를 얻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이재명 대표로 총선을 치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정당 지지율이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정 의원은 당내 갈등보다는 윤석열정부의 총선 전략에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그는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산주의 세력' 등을 언급한 윤 대통령의 발언을 꺼내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부여당에서 신북풍 사건을 만들어 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인 정태호 의원이 지난 17일 국회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국민, 정부 심판론 강해…민주당, 비전 보여야" 
 
-내년 총선은 윤석열정부의 '중간 평가'입니다. 한국 정치에서 22대 총선이 갖는 정치적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전환, 기후 전환, 에너지 전환 등 문명사적 전환의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선도 국가로, 자리매김하는 중요한 기회라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지금 윤석열정부가 거의 대한민국을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못할까' 싶을 정도로 대한민국이 위기에 빠져 있어요. '눈 떠보니 갑자기 후진국'이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내년 총선은 윤석열정권에 대한 강력한 경고의 의미가 있어요. 그 경고가 결국 민주당의 압승으로 표출되길 기대하는데요. 그러기 위해선 민주당이 더 잘해야 합니다.
 
-민주당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정권 심판만으로는 안 됩니다. 플러스알파가 절실합니다. 제1야당의 전체적인 '총선 전략 기조'와 함께 그 부분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기조는 단순합니다. 정권 심판론은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간에 선거가 있을 때 형성되는 구조로, 이것만으로 선거의 승리를 이룰 수는 없어요. 다만 국민께서는 윤석열정권을 심판할 준비를 다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국정수행 평가를 보면 국민의 60% 가까운 분들이 윤석열정권에 대해서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어요. 우리 당의 정당 지지율은 60%까지는 못 가고 30% 중반 언저리에서 형성되고 있습니다. 남은 25% 국민께 우리가 어떤 비전을 보여주느냐가 제일 중요합니다. 
 
-윤석열정부뿐 아니라 '민주당에 대한 비토'도 만만치 않습니다. 
 
어떤 분들은 180석 다수 의석을 가지고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또 어떤 분들은 180석을 줬는데 윤석열정권의 무도함·무능력에 대해 야당 역할을 못 한다고 지적합니다. 180석이 '양날의 검'이었던 겁니다. 그야말로 민주당의 유능함을 통해서 두 가지의 위협을 잘 극복했어야 되는데 아쉬움이 커요.
 
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인 정태호 의원이 지난 17일 국회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선거 어젠다는 민생 경제…지금부터 준비해야"
 
-선거는 기본적으로 '구도'입니다. 결국 중간 싸움인데, 중도층 포섭을 위해선 '정책의 정치화'가 중요합니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야권 바람의 진원지였던 '무상급식 의제' 같은 정책이 필요한데요.
 
지금 민생 관련 가장 큰 부분들은 가계부채, 그다음 소상공인 문제입니다. 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 때문에 제일 힘들었는데 이후 경제가 좋아질 줄 알았는데 더 안 좋아졌어요. 그때 이분들이 받은 '정책 대출' 금리가 올라가면서 부담도 커졌습니다. 그다음 주거 문제죠. '깡통 전세' '역전세' '사기 전세' 등 집 없는 분들의 주거 불안이 더 심화되고 있죠. 세 부분 관련해 대안을 많이 제시하려고 합니다. 
 
-정책의 선두자리엔 '총선 1호 공약'이 있습니다. 이번엔 어떤 카드를 내놓을 예정인가요.
 
민생이죠. '저 정당은 정말 민생을 위해서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구나'라는 신뢰가 생길 때 표가 온다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한순간에 그게 형성되는 건 아니죠. 그래서 우리 당이 그런 부분에서 좀 일관되고 집요하게 민생 경제를 챙기는 모습을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청년 표심'도 선거의 핵심 변수입니다. 2030대인 MZ세대를 위한 정책을 구상하고 있습니까. 
 
지금 청년 세대는 크게 보면 세 가지 키워드가 나오더라고요. 첫 번째가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희망이 없는 것이죠. 두 번째는 소통으로 청년을 대변하는 정치가 없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 청년들이 소외감·외로움이 큰 것 같아요. 세 번째는 공정이죠. 그래서 우리 당에서 '랩 2030' 위원회가 출범했어요. 랩 2030이 청년들과 미래, 소통, 공정문제를 함께 다루면서 정책으로 보여주는 시도를 해볼 생각이죠. 성공에 대한 기대가 크고요. 
 
-청년 세대는 '탈이념적'입니다. 민주당의 내년 총선 전략도 중도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습니까. 
 
전통적 지지층은 개혁적인 부분에 방점이 있다면, 중도층에서는 민생 경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민생 경제라는 게 중도냐 진보냐의 문제는 아니잖아요. 민생 경제라는 것은 우리 전통적 지지층과 중도층을 다 아우르고 연합할 수 있는 어젠다인 것이죠. 그런 점에서 결국 이 시대에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민생과 경제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어젠다도 민생 경제입니다. 민생 경제를 정책으로 어떻게 구체화하느냐가 가장 중요하죠.
 
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인 정태호 의원이 지난 17일 국회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정당 지지율 희비 따라 이재명 결단할 수도"
 
-민주당의 아킬레스건 중 하나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입니다. 일각에선 사퇴설이 끊이지 않습니다. 이재명호의 운명은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결국 정당 지지율이 결정할 거라고 봐요. 선거 구도와 관련된 조사 결과를 보면, '야당에 투표할 거냐 여당에 투표할 거냐'고 물어보면은 보통 한 10~15% 정도 높게 야당에 투표를 할거라고 합니다. 문제는 정당 지지율은 그보다 낮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정당 지지율 제고입니다. 지난 21대 총선이 그랬거든요. 그래서 지금 우리 당은 정당 지지율을 적어도 5%에서 10% 이상 국민의힘에 앞서는 그러한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이 선거 승리를 위해서 대단히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이 대표가 있을 때 정당 지지율이 올라가면 이 대표 얼굴로 총선을 치를 수도 있고, 그것을 못하면 이 대표가 결단할 수도 있는 겁니다. 다만 이러한 고려 없이 논쟁하는 것 자체가 별로 의미는 없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정당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십니까.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영향이 미친다 아니다'가 보이지 않아요. 다만, 사법리스크 때문에 당대표가 일을 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이 대표에 대한 혐의가 국민 입장에서는 '좀 해도 너무한다'는 정서도 있고 그런 정서가 생겨나게 된 배경에는 명확하게 증거가 없잖아요. 검찰의 주장만 있지요.그러니 이미 검찰 수사는 그 정당성을 잃어버린 것으로 보여요. 
 
-민생 어젠다, 청년 외 다른 선거 변수도 있을까요.
 
결국은 그 시점에 가서 여러 가지 상황이 벌어지겠죠. 윤석열정권이 선거가 임박할수록 엄청난 정치 공작들을 할 거라고 보여요. 검찰을 동원한 수사를 통해 우리 당을 마치 부패 정당으로 만들려고 할 것이고, 이번에 광복절 기념행사에서 공산주의 발언도 했는데 그런 사건도 하나 만들어 낼 가능성이 있죠. 옛날 같은 북풍 사건 같은 것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뭔가 의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이번 발언 취지를 보면 선거에 임박해서 그런 것을 만들어 낼 가능성이 있어요. 소위 '간첩단 사건' 같은 것을 만들어 내서 민주당에 덮어씌우는 것이죠. 이런 공작들을 지금 꾸미고 있다고 봐요. 
 
대담=최신형 정치부장, 정리=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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