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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여야 강타한 '수도권 위기론'…밀리는 쪽은 치명타

여 '인물론' 야 '도덕성 리스크' 자초…커지는 내부 우려

2023-08-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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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왼쪽)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6월29일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승전 21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거대 양당에 나란히 '수도권 위기론'이 들이닥쳤습니다. 전체 의석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수도권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꼽힙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인물난', 제1당인 민주당은 '도덕성 문제'로 각각 위기론에 휩싸였는데요. 역대 총선에서 수도권 패배는 곧 선거 패배로 이어졌던 만큼 거대 양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에 드러난 수도권 민심은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최근 3차례 총선수도권 이긴 쪽이 '2승'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의 수도권 위기론은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꼽히는 신평 변호사가 지난 3일 K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자체 여론조사 결과, 수도권에서 전멸하는 참혹한 결과가 나왔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습니다. 이후 신 변호사가 발언을 바로잡았지만, 당은 발칵 뒤집혔습니다. 안철수 의원은 한 라디오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인물난이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토로했습니다.
 
야당 역시 수도권 위기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형편입니다. 지난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연루돼 탈당한 윤관석·이성만 무소속 의원의 지역구는 각각 인천 남동을과 인천 부평갑으로 수도권에 속해 있습니다. 거액의 가상자산 거래 파문 이후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지역구 역시 수도권인 경기 안산단원을입니다. 여기에 사법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는 이재명 대표도 수도권 위기론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 대표 지역구는 인천 계양을입니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지난 2020년 4월15일 오전 제주시 한라중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노형동 제5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의 투표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세 차례 총선(19~21대)에서 수도권을 이긴 정당은 대부분 전국 단위 승리를 움켜쥐었습니다. 19대 총선만 예외였습니다. 246석의 지역구 의석이 걸렸던 당시 총선에서 수도권 의석은 전체 46%에 해당하는 112석이었습니다.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은 수도권에서 43석, 민주통합당(현 민주당)은 65석을 차지했는데요. 전체 지역구 의석에서는 텃밭인 대구·경북(TK)·부산·울산·경남(PK)은 물론 강원·충청 민심을 잡은 새누리당(127석)이 민주통합당(106석)을 눌렀습니다. 비례대표까지 합치면 전체 300석 중 새누리당 152석, 민주통합당 127석이었습니다.
 
조사별 큰 편차…수도권 민심 '오리무중'
 
20대 총선부터는 수도권에서 승기를 잡으면 선거도 이긴다는 공식이 제대로 적용됐습니다. 당시 지역구 253석 중 수도권 의석은 전체의 48%에 해당하는 122석이었습니다. 민주당은 수도권에서 82석을 얻으며 새누리당(35석)을 제쳤습니다. 전체 지역구 의석에서도 110석으로 새누리당(105석)을 눌렀습니다. 비례대표까지 합치면 민주당 123석, 새누리당 122석이었습니다.
 
21대 총선에서 수도권 중요도는 더 두드러졌습니다. 이때 수도권 의석은 전체 지역구 253석의 48%인  121석이었는데요. 민주당은 수도권에서만 103석으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16석)을 압도, 전체 지역구 의석에서도 163석으로 미래통합당(84석)을 크게 제쳤습니다. 위성정당의 비례대표 의석까지 합하면 민주당은 180석, 미래통합당 103석이었습니다.
 
주요 여론조사 수도권 정당지지율. (그래픽=뉴스토마토)
 
최근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수도권 민심은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지난 11일 발표(7~10일 조사)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98차 정기 여론조사의 수도권 지지율을 살펴보면 서울은 국민의힘 29.8% 대 민주당 49.8%, 경기·인천은 국민의힘 32.1% 대 민주당 49.5%이었습니다. 정권 견제론과 정권 안정론 지지율 조사에서도 서울은 '정권 안정' 32.7% 대 '정권 견제' 49.9%, 경기·인천은 '정권 안정' 34.8% 대 '정권 견제' 48.4%로 여권보다 야권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반면 같은 날 발표(8~10일 조사)된 '한국갤럽'의 수도권 지지 현황을 보면 서울은 국민의힘 34% 대 민주당 27%이었고, 인천·경기는 여야 모두 34%(이상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로 같았습니다. 기관별 편차가 큰 것은 여전히 수도권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역대 선거를 살펴보면 수도권에서 승리해야 전체 의석에서 이길 수 있다. 그 어느 곳보다 중요한 승부처"라며 "현재 여야 모두 수도권 위기론에 휩싸인 상황이다. 앞으로 양당 모두 수도권 승부처에서 이기기 위해 새로운 인물을 투입하는 전략 등을 내놓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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