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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인재(人材)가 인재(人災)로 희생되지 않기를

2023-02-08 18:12

조회수 : 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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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와보시면 품질감독관을 따라다니는 여성분들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사고 예방을 목적으로 고용된 인력들이죠. 회사에서는 안전장비 구입비용보다 인건비가 저렴하다는 판단에 고용한 거예요. 근본적인 대안이라기보단 임시방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평택에서 품질감독관으로 근무하는 A씨의 이야기입니다. A씨는 안전관리 인력들이 담당 감독관을 따라다니며 "조심하세요", "위험합니다" 등의 지도를 한다고 부연했습니다.
 
인재를 예방하기 위해 또 다른 사람을 투입하다니 다소 납득이 되지를 않습니다. '기계보다 사람의 노동력이 저렴하다'는 이유는 경악스럽기만 합니다.
 
노동현장에서의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해마다 일을 하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이 발생합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3대 사고유형(추락, 끼임, 부딪힘) 사망자는 421명으로 조사 대상 사고사망자 수 644명의 65.4%를 차지합니다. 
 
이중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388명으로 총 사망자의 절반 이상입니다. 중소규모 사업장의 근로자들은 여전히 안전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셈입니다.
 
대기업 사업장에서도 산재는 끊이지 않습니다. 지난해 50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사망자가 256명 발생했습니다. 이는 1년 전보다 8명 늘어난 수치입니다.
 
"인건비 때문에,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비용 절감 차원에서…" 기업들은 수많은 말들로 안전에 소홀한 이유를 둘러댑니다.
 
하지만 그 어떤 핑계도 안전 앞에서는 통하지 않습니다. 안전에 '가성비'를 추구하는 기업에 미래란 없습니다. 지난해 SPL 평택공장과 샤니 성남제빵공장에서 연이어 산재가 발생했던 SPC는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게 됐습니다. 지난달 6일 아이지에이웍스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해피포인트 앱의 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 합산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423만여 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25만명 가까이 줄었습니다. 
 
더이상 인재(人災)로 인재(人材)가 를 잃을 수는 없습니다. 정부는 중대재해 감축을 위해 위험성 평가 중심의 '산업안전보건감독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기존 점검내용을 3대 사고유형 8대 위험요인으로 확대해 사고를 감축하겠다는 겁니다. 고용부가 꺼내든 '위험성 평가'가 산업현장의 인재를 줄일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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