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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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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예상 밑돈 물가에 증시 환호…아직은 조심조심

연준 0.5%p 올려도 인상기조 계속…주가 저렴해도 상승전환엔 시간 필요

2022-11-12 02:00

조회수 : 5,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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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물가상승률 7.7%. 미국의 소비자물가(CPI)는 또 한 번 가파르게 뛰었으나 전 세계는 환호했다. 시장의 예상치보다 낮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기대감이 현실을 앞지른 모습이어서 성급한 투자 판단은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은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7.7%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9월보다는 0.4% 상승했지만 올들어 가장 낮은 월간 상승률이었다. 특히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7.9%보다 낮았다는 데 반응이 컸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낮게 나오자 금리 인상 속도조절론에 힘이 실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5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이 아니라 빅스텝(0.5%포인트 인상)에 머무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 반영된 12월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CPI 발표 전날 57%에서 당일 81%로 크게 높아졌다. 
 
 
이달 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 당시 일부에서는 연준의 기준금리 목표치가 6%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으나 전망치는 한 달도 안 돼 다시 5%대로 떨어졌다. 만약 목표금리가 5%라면 현재 기준금리 3.75~4%에서 0.5%포인트씩 두 번 또는 0.5%포인트 인상 후 0.25%포인트씩 두 번 더 올리면 도달하는 영역이다.   
 
이에 지금보다 금리가 더 오른다는 전제임에도 시장은 금리 인상의 끝이 보인다는 희망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주식시장부터 강하게 뛰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는 5.54% 급등했으며 나스닥지수는 7.35% 상승, 잠재돼 있던 화력을 자랑했다. 국내 증시와 밀접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의 경우 무려 10.21%나 폭등했다. 유럽과 11일 열린 아시아 증시도 급등세를 나타내며 반색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는 채권금리도 4% 아래로 내려갔다. 9일(현지시각) 4.151%로 마감했던 미국채(10년) 금리가 하루새 3.811%로 뚝 떨어진 것. 미국채 수익률은 장단기 가릴 것 없이 모두 하락했다. 
 
국내 금융시장도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원달러환율은 1400원대였던 게 언제였냐는 듯 1318.40원까지 하락했으며 국고채(10년) 금리도 4% 밑으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중간선거 변수가 사라진데다 증시를 옥죄던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추가 금리 인상 압박이 조금이나마 완화돼 시장이 안도감을 보여준 것이라 해석하면서도 현실을 앞서가는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대신증권 이다은 연구원은 “10월 CPI가 예상보다 크게 낮았던 것은 의료보험료 산출방식에 따른 영향이 크다”며 “중고차, 의류, 가구 등 재화가격 낙폭 확대로 물가상승 압력이 완화된 점도 긍정적이진 않다”고 설명했다. 미국 CPI는 주거비와 음식료, 휘발유,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이 연구원은 “12월엔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늘었지만 인상속도 조절이 완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통화정책 기조는 여전히 유효하다”라며 “한 번의 수치로 안심하기엔 이르다”고 지적했다. 
 
금리 인상이 마무리되어도 주가 상승을 확신하기는 어렵다. 내년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 과거 미국의 경기침체기 당시 주가는 경기침체 구간에 들어선 뒤에 바닥을 확인했으며 금리는 경기침체 전에 먼저 하락세로 꺾였다. 또한 금리가 정점을 찍어도 바로 하락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정점에서 머무르는 시간도 있다. 이에 미뤄볼 때 금리가 돌아서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하락세로 돌아서도 주가가 상승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국내 경제연구기관들은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전망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9%,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8%, 한국금융연구원은 1.7%를 예상했다. 지난 5월 한2.3%를 전망했던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최근 1.8%로 하향 수정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침체 가능성이 여전해 시장과 실물경제엔 불안 요인이 더 많다”며 “금리인상이 내년 초에 끝나더라도 최소한 6개월 이상 동결되므로 실업과 기업파산 등 이슈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슈퍼개미 A씨는 “(주가지수는)2100도 싸고 2500도 싸다고 생각한다”면서 “어차피 단기간에 3000으로 돌아갈 것도 아닌데 서두르다 또 망치기는 것보다는 싼 가격에 있는 좋은 종목들 잘 봐뒀다가 시장 상황 보면서 천천히 분할매수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올해 마지막이 될 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2월 13일과 14일에 걸쳐 열릴 예정이다.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는 이에 앞서 오는 24일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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