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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후폭풍'에 주호영 비대위 '흔들'…운명은 '법원'으로

이준석, 비대위 출범에 '절차적 정당성' 부당 주장…"의도된 비상사태"

2022-08-1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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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공식 출범을 앞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광복절 연휴 동안 비대위원 인선을 마무리 후 16일 상임전국위원회를 거쳐 비대위를 공식 출범할 계획이었지만 당 내홍에 상황이 여의치 않게 됐다. 주 위원장은 지난 9일 전국위원회에서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된 후 당 내홍 수습에 심기일전할 의지를 피력했지만, 이준석 대표의 13일 기자회견 후폭풍으로 당은 다시 출렁이고 있다. 결국 주호영표 비대위의 운명은 오는 17일 예고된 법원 심문기일로 넘어갔다.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식량주권 쌀값 대책마련 정책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은 지난 13일 이준석 대표의 기자회견 여진이 사흘째 계속되고 있다. 당시 이 대표는 당 비대위 전환과 자신이 낸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에 관한 입장을 장장 62분 동안 밝히면서 "이번 사태(비대위 전환)는 명백히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이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권성동 원내대표와 장제원·이철규 의원을 윤핵관으로, 정진석·김정재·박수영 의원을 ‘윤핵관 호소인’으로 규정했다. 또 "윤핵관은 정당과 국가를 경영할 능력도 없다"라면서 "저는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방식으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저에 대해 '이 XX, 저 XX'하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서 당대표로서 열심히 뛰어야 했던 제 쓰린 마음이 그들이 입으로 말하는 '선당후사'보다 훨씬 아린 선당후사였다"며 "돌이켜 생각해보면 양의 머리를 내걸고 개고기를 가장 열심히 판 사람은 바로 저였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62분 동안 벌어진 격정의 기자회견에 관해 당내 의견은 엇갈린다. 일단 당 전반에선 이 대표에 대한 비토가 강하다.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옛 성현들은 역지사지를 소중한 삶의 교훈으로 여기며 살았다"고 이 대표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더는 눈물팔이로 본인의 정치사법적 위기를 극복하려 하지 말고, 여권에 분란을 만들지 말아달라"고 강조했고, 홍준표 대구시장은 "아직도 1년 전 상황으로 착각하고 막말을 쏟아내면서 떼를 쓰는 모습은 보기에 참 딱하다"라고 뼈 있는 조언을 남겼다. 윤핵관으로 지목된 이철규 의원도 한 지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망언을 일삼으니까 당원과 국민들로부터 공감받지 못하는 것이다. 아무 말이나 그렇게 하는게 아니다"라면서 불쾌함을 내비쳤다.

반면 이 대표 측 인사들은 그의 기자회견을 응원하고 나섰다. 친유승민계인 김웅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그럼에도 우리는 전진할 것이다. 자랑스럽고 짠한 국민의힘 우리 대표”라고 했고, 김병욱 의원은 "이 대표는 권위주의적 권력구조에 기생하는 여의도 기성 정치권을 정밀 폭격했다"고 힘을 실었다. 비대위 전환에 반발해 가처분신청 집단소송을 낸 '국민의힘 바로세우기'의 신인규 전 상근부대변인은 "역시 이준석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당의 문제를 정확히 짚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자 그의 당원권 6개월 정지 중징계와 당 비대위 전환으로 인해 촉발된 집권여당 내 갈등은 오히려 더 증폭됐다. 오는 17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00일에 맞춰 비대위 체제를 출범시키겠다는 게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구상이이었으나 당은 '비대위 이후' 수습불가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
 
특히 오는 17일에는 이 대표가 비대위에 반발해 제출한 가처분신청 심문기일이 예정됐다. 이 대표는 '절차적 정당성'을 고리로 비대위의 부당함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도 "비대위 전환은 반민주적이고 당헌을 누더기로 만들었다"며 "모두 의도된 비상사태 선언에서 시작됐다"고 꼬집었다. 
 
현재 정치권에선 가처분신청이 기각될 가능성이 우세하다고 판단한다. 법적 분란을 피하기 위해 의원총회를 통해 당이 처한 상황을 '비상상황'으로 규정했고, 최고위원회로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 소집을 의결했으며, 상임전국위와 전국위 의결 등의 순서로 당헌 개정과 비대위원장을 선출했기 때문. 서병수 전국위 의장이 지난 9일 전국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법적 대응은)예상한 일"이라며 "당헌·당규에 따라 과정 등을 세밀히 진행했다"고 말한 건 이런 맥락에서다.
 
이 대표가 낸 가처분신청이 기각된다면, 그로선 비대위 전환을 막을 물리적 방법이 전무하다. 비대위 출범 이후 당대표직도 잃게 된다. 하지만 가처분신청이 기각된다고 해서 이미 정치적 논란은 종식되지 않을 게 뻔해졌다. 이 대표도 기자회견에서 "가처분신청이 기각된다고 해도 달라질 건 없다"며 "윤핵관은 정당과 국가를 경영할 능력도 없다"라면서 "저는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방식으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다. 당의 내홍을 수습하고 전당대회를 말끔히 치러내는 걸 통해 리더십을 입증해야 할 주호영 위원장은 만만치 않은 골치를 앓게 됐다.
 
특히 이 대표가 공개적으로 윤핵관을 성토하고 계파갈등 문제를 수면 위로 올림에 따라 비대위원 인선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비대위에 합류하는 건 자칫 정치적 성향을 노출시킬 부담이 생긴다는 것. 비대위원으로 하마평에 오르는 한 의원은 "자신은 제안을 받지도 않았지만, 왜 비대위에 간다는 하마평에 올랐는지 모르겠다"며 "이런 상황에선 선뜻 가부를 말하기가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윤핵관은 아예 2선 후퇴론이 제기되는 마당인데,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연직으로 비대위 구성원으로서 합류되는 것에 관해선 당에서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당에선 정우택·홍문표 등 중진과 안철수 의원, 나경원 전 의원 등 차기 당권 주자들도 재신임 요구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법원의 심문결과와 비대위 구성 및 활동은 크게 연관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냈다. 신 교수는 "심문 결과가 별 문제 없겠네 싶으면 그날 나오기도 하지만 더 시간을 갖고 생각해봐야겠다 싶으면 서너달까지도 걸린다"며 "물리적으로 일정이 있기 때문에 일정대로 밀고 갈 수 없는 상황"으로 진단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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