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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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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성장 난관·4%대 물가 압박"…기준금리 연내 2% 뛰어넘나

주상영 위원 "총재 공석임에도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22-04-1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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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물가 압박을 우려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총재 공석 상태에서도 기준금리를 1.5%까지 인상한 가운데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의 높은 수준을 이어갈 수 있는 만큼, 연내 2%대의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글로벌 경제의 회복세가 둔화되면서 올해 한국 경제의 3% 성장률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만장일치 1.5% 인상…연내 2~2.25% 관측
 
금통위는 14일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정례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현재 연 1.25% 수준에서 0.25%포인트 높인 1.5%로 결정했다. 이날 금통위는 사상 처음으로 금통위 의장인 총재 공석 속에서 치러졌고 주상영 위원이 의장 직무대행으로 회의를 주재했다. 기준금리 인상 결정도 금통위원 6명 전원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주상영 위원은 이날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이후 간담회에서 "지난 2월 말 금통위 이후에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내외 경제금융 여건에 큰 변화가 발생했는데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한은 총재 공석임에도 불구하고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금리 인상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물가 상승세가 가파르고 미국 연준의 빠른 긴축이 예고되면서 (기준금리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아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은 금통위는 국내 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통화 정책의 완화 정도는 적절히 조정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금통위는 의결문을 통해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시기는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성장·물가 흐름 등을 면밀히 점검하며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통위가 언급한 대내외 변수들이 하나같이 단기간 내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연말까지 2~3차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의도로 읽힌다. 단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 가능성을 배제하고 한 차례에 0.25%포인트씩 오른다고 가정할 경우 연내 기준금리가 2~2.25%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당초 연내 기준금리가 세 번 정도 인상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최근 금융시장과 대외환경이 빠르게 변해 인상 압력이 커졌다. 금통위가 세 번 이상 올릴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연말 기준금리가 최소 2%에 도달할 것으로 진단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기준금리 조정이 어느 정도 미국의 흐름에 맞춰 진행돼야 할 것 같다"며 "미국이 이미 2%를 예상하고 있는 만큼 우리 기준금리는 이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에서 정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 올해 물가 3.1% 크게 상회할 것…성장률은 3% 밑돌 듯
 
이날 한은은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올해 소비자물가가 지난 2월 전망치인 3.1%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경제성장률도 기존 전망인 3%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당분간 소비자물가가 4%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한은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상당 기간 3% 내외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앞선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1% 상승한 바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넘어선 것은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원유, 곡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영향에 물가 고공행진이 당분간 이어진다는 것이 한은 판단이다.
 
아울러 한은은 이날 글로벌 경제 활동 재개 가속화, 우크라이나 사태 조기 완화, 정부의 추가 경기부양책 시행 등은 상방 리스크로,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중국 성장세 둔화, 주요국 통화정책의 빠른 정상화 등은 하방 리스크로 잠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이 성장률 둔화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상영 위원은 "금통위 의견이 이전보다 좀 더 다양해졌다. 물가를 보면 (금리를) 좀 더 높여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할 수 있는데 동시에 경기 하방 위험도 커졌다"며 "오늘은 물가 상방 리스크에 좀 더 중점을 둘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물가 상방 위험뿐만 아니라 성장 하방 위험도 함께 종합적으로 균형 있게 고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 위원은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물가상승률이 4% 정도로 높기는 하지만 여전히 성장률은 2% 중후반 정도가 될 것으로 본다"며 "이 정도로 성장을 한다면 물가가 다소 높긴 하지만 스태그플레이션이라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4일 사상 최초로 총재 공석 상태에서 기준금리를 1.5%까지 급하게 끌어올린 가운데, 연내 추가로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사진은 한 은행 관계자가 원화를 들어 보이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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