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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영상)20일 만에 돌아온 송영길…여지 남긴 서울시장 차출론

대선 패배 따른 당대표 사퇴 후 첫 공식 행보 복귀

2022-03-3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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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왼쪽) 전 민주당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3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 추대법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이번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차출이 거론되고 있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30일 "고민해 보겠다"고 여지를 남기며 공을 당에 넘겼다. 이날 대선 패배 이후 첫 공식 행보를 시작했지만, 여전히 당내 출마 불가론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송 전 대표에게 부담이다.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대표 직에서 물러났던 만큼 어느 때보다 출마의 명분이 중요해진 상황이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 추대법회에 참석했다. 대선 패배 이후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20일 만에 공식 일정에 나선 것으로, 그간 전국의 주요 사찰을 순회하며 불교계 민심을 들어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법회 후 기자들과 만나 지방선거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해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TV도 보지 않고 마음 아파하는 많은 국민, 우리 지지자들, 당원들에 대해 제 개인이 아니라 우리 당이 성실하게 응답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저도 고민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본인 외 당을 언급함으로써 사실상 공을 넘긴 것으로 풀이된다. 
 
공직선거법상 다음달 2일 이전까지 주민등록상 주소를 해당 지방자치단체 관할구역으로 옮겨야 출마가 가능하다.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서는 송 전 대표 역시 주소지를 옮겨야 한다.
 
송영길(가운데)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표직 사퇴의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으로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반전이 절실하다. 그러기 위해 여론 주목도가 높은 수도 서울을 잡는 게 필수적이다. 이에 건제한 오세훈 현 서울시장의 대항마로 거물급 인선이 요구되나, 선뜻 당내 나서는 이가 없는 심각한 인물난을 겪고 있다. 유력 후보군으로 꼽혔던 우상호 의원은 대선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으로서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지난 15일 불출마를 선언했고,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였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이에 당내에서는 송 전 대표를 향해 서울시장 출마를 권유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초선인 전용기, 이수진(서울 동작을), 이용빈 의원 등은 잇따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요청한다"는 글을 올렸다. 전 의원과 이동학 전 최고위원 등 민주당 청년 정치인들은 27일 직접 송 전 대표를 찾아 지방선거에서의 역할을 요청했다. 이재명 상임고문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이른바 7인회 소속 의원들인 정성호, 김남국 의원도 29일 경북 영천의 은해사에서 템플스테이 중인 송 전 대표를 만나 역할론을 강조했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3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차출설에 대해 "자천타천으로 출마를 고심 중인 분들이 있다. 그분들의 결심이 설 때까지 당에서는 기다려줄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전략적인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표직 사퇴의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대선 패배를 지고 물러난 당대표가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최종윤 민주당 의원은 이날 SNS에 송 전 대표 서울시장 차출론에 대해 "상식적이지 않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최 의원은 "송 전 대표는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사람"이라며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당을 대표해 책임을 졌는데,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불러내 후보로 내놓자는 것이 국민의 눈높이에서 합당한 선택인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장 불출마를 공식화한 우상호 의원도 28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송영길, 우상호는 어쨌든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사람들이다. 선거의 패배를 책임지고 물러난 지도부가 바로 그다음 선거의 전략공천을 받아 출마하는 경우는 없다"며 "나중에 '책임을 진다'는 말이 거짓말이었냐, 이렇게 반론이 나오면 당 선거 전체에 영향을 준다"고 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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