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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열

올해 분양시장, 청약 호조 속 ‘옥석 가리기’

2021-12-24 23:00

조회수 : 23,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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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분양시장은 집값 상승,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시장의 불안 확산 등으로 실수요자들이 꾸준히 청약에 나서면서 열기가 지속됐습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의 본격 시행 이후 수요 쏠림 현상이 심화된 서울은 역대 최고 평균 청약경쟁률을 경신했고, 수도권에서도 7월부터 본격 시행된 3기 신도시 등 사전청약 접수에도 관심이 이어지며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19.77대 1로 지난해 27.92대 1보다 낮아졌습니다. 전매제한, 거주의무 강화 등에 청약시장이 무주택 실수요 위주로 재편됐고, 입지나 분양가 등에 따른 온도 차가 두드러지는 분위기입니다. 
 
세 자릿수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세종과 서울은 2000년 이래 가장 높은 청약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세종은 전국구 청약이 가능해 수요 자체가 많은 데다 국회의사당 설치, 서울~세종고속도로 개통(2024년 예정) 등 다양한 개발호재가 높은 경쟁률의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서울은 저렴한 분양가의 새 아파트를 선점하려는 청약 수요자들이 몰린 반면 공급이 부족해 경쟁률이 크게 뛰었습니다. 
 
서울의 무주택 수요가 수도권 청약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경기와 인천의 청약 열기도 뜨거웠습니다. 경기 화성시 오산동 '동탄2신도시동탄역디에트르(809.08대 1)'와 과천시 갈현동 '과천지식정보타운린파밀리에(718.31대 1)'는 올해 최고 평균 청약경쟁률을 기록했으며, 광주시 오포읍 '오포자이디오브'의 분양에는 만점(84점) 당첨자가 등장했습니다. 인천은 검단과 송도 등 신도시의 분양 아파트들이 인기를 견인했습니다. 
 
지방에서는 지난해 말 조정대상지역 확대 및 규제 강화 여파로 비규제지역에 풍선효과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북, 경남, 강원 등에서 청약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강원 원주시 무실동 '호반써밋남원주역세권(89.00대 1)', 경남 진주시 초전동 '더샵진주피에르테(77.14대 1)', 전북 군산시 조촌동 '더샵디오션시티2차(58.77대 1)' 등이 높은 경쟁률로 1순위에서 마감됐습니다. 
 
반면 공급이 누적된 지역 중심으로는 청약열기가 잦아드는 분위기입니다. 2019년~2020년 연평균 아파트 3만여 가구가 분양된 대구는 미분양이 적체되고 주택매수심리가 꺾이면서 청약시장의 움직임도 둔화됐습니다. 경북, 전남 등도 입지별로 청약 미달 단지가 나타나면서 경쟁률이 하향 조정됐습니다. 
 
청약 양극화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내년 1월부터 입주자모집공고를 내고 분양하는 단지는 잔금대출 시 차주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기존에 대출이 있는 수분양자라면 분양대금 마련이 더 어려워집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상환 부담까지 커지면서 수요자들은 이전보다 청약통장 사용에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의 '똘똘한 한 채'를 향한 편중 현상이 계속될 뿐 아니라 입지나 분양가격별 온도 차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김응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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