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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수소를 점령하라)③부가가치 높은 '블루오션'…선두는 유럽·일본

일본, 자국 산업 생태계 넘어…외부 공급망 구축 정책까지 속도

2021-02-08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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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전 세계적인 '친환경' 트렌드의 주요 축으로 '수소' 산업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수소 사회 진입을 위한 활발한 움직임이 각국에서 일고 있다. 일본과 유럽 등에서는 일찌감치 구체적인 청사진을 세우고 산업을 조성해 왔으며, 국내에서도 정부 주도의 산업 육성에 걸음마를 뗐다. 아직 전기차 전략에 집중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굴기 역시 만만하게 볼 순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수소 산업은 에너지 생산에서 가공, 운송, 저장, 사용에 이르기까지 전 산업이 모두 새로운 생태계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블루오션'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연소 후 공해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궁극의 친환경 에너지로 꼽히는 만큼 얼마의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에는 '에너지 대전환'의 종착지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본은 현재 수소 산업 생태계 조성에 가장 앞서 있는 국가로 꼽힌다. 일본이 수소 산업에 집중하게 된 배경에는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 자립형 에너지 공급 시스템 구축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일본은 2050년까지 수소의 생산부터 수송, 저장, 사용에 이르는 전 단계의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기술 개발과 정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16년 개정한 수소·연료전지 전략 로드맵에 따라 2030년까지 연료전지자동차 80만대 보급을 위해 2030년까지 수소스테이션을 900여개 이상 설치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난 2018년에는 세계 최초로 자동차회사, 인프라사업자, 금융투자 업계가 수소충전소 구축에 협력하기 위해 '일본 수소스테이션 네트워크 유한책임회사(JHyM)'를 설립했다. JHyM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일본 전국의 수소스테이션은 135개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소충전소를 구축했다. 
 
일본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향후 수소 산업이 확장됐을 때를 대비해 다른 국가로부터의 공급망을 염두에 둔 정책도 펼치고 있다. 호주와 브루나이 등의 현지 자원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고, 일본으로 수송하는 형태의 3자간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이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약 30만톤의 수소를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수소 조달비용도 1N㎥당 30엔까지 대폭 낮춘다는 계획이다.
 
수소 산업에 주목하고 있는 또 다른 지역인 유럽연합(EU)의 정책은 유럽 전역의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에너지 시스템 통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2050년까지 최대 최대 4700억유로(한화 약 640조원)의 재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생산 과정에서의 이산화탄소 배출까지 없애기 위해 태양광, 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와 연계한 '수전해 수소(그린수소)'를 기반으로 2024년에는 100만톤, 2030년에는 1000만톤 규모의 생산량을 증축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특히 수소에너지를 탑재하기에는 상용차와 같이 부피가 큰 차량이 유리한 만큼 장거리 운송이 많은 유럽 시장에 적합한 모델이라는 평가다. 유럽의 경우 어느 지역에서든 국경 없이 다닐 수 있으며, 수소차 도입 시 물류비를 절대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미국과 중국 등도 장거리 운송 수요가 많은 환경이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한 전기차 정책의 방향성이 보다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국내 수소 산업은 아직까지 걸음마 단계지만 각종 지차체와 대기업, 중소기업 등 관련 산업 전 분야가 주목하면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후방 산업의 배분 구도가 대부분 정립된 전기차와 달리, 수소에서는 높은 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수소전문기업 육성을 위해 수소모빌리티·연료전지·액화수소·수소충전소·수전해 등 5대 분야에서 '수소 소재·부품·장비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수소 관련 소·부·장 지원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올해에만 120억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조인상 코트라(KOTRA) 전문위원은 "현대차에서 넥쏘 SUV 등으로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았지만 많은 투자 비용이 드는 인프라 측면에서 부족한 단계였다"면서 "최근 정부에서 수소경제 지원책을 들고 나서면서 발전 분야에 있던 기업들이 대거 뛰어들고 있는 만큼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교수는 "수소 산업은 이제 시작 단계로, 이에 대한 기술 개발이 향후 새로운 블루오션에 먼저 도달할 수 있는 기술 격차 벌일 수 있는 지름길"이라며 "콘센트까지 오는 전기를 충전기에서 자동차에 공급하기만 하면 되는 전기차와 달리 수소는 운송, 보관 등 모든 과정이 새로운 산업"이라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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