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코로나 대응에 직원들 "불안하다"…사측 "방역 당국 지침 이상으로 대응"
22일까지 확진자 5명에도 23일 정상출근해
원격 시스템 구축했지만 재택근무 잘 안지켜져…"엄격한 잣대 필요"
LG전자 "방역 당국 권고 이상으로 조치…직원들 안전에 최선"
입력 : 2020-09-25 05:31:00 수정 : 2020-09-25 11:24:50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LG전자 사옥인 여의도 트윈타워 서관에서 이틀 연속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5명 발생한 가운데,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사측의 대응 방식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LG전자 측은 오히려 방역 당국의 지침을 훨씬 뛰어넘는 대응으로 임직원들의 건강과 안전 보장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LG전자 트윈타워 전경. 사진/뉴시스
24일 LG전자에 따르면 트윈타워 서관에서 근무하는 LG전자 직원 5명이 21일부터 이틀간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지난 23일부터 3일간 원격 근무 체제로 전환했다. 
 
이번에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직원 가운데 첫 확진자는 서관 9층에서 일하는 직원으로 지난 21일 밤에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해당 직원은 지난 18일까지 출근 후 주말 동안 증상이 나타나 21일에는 출근하지 않았고, 밀접접촉자로 의심되는 직원들만 코로나19 검사와 재택근무를 실시했다.
 
이어 22일에도 같은 건물 6층에 근무하는 직원 중에 확진자가 추가로 4명이 더 나왔지만 서관 6층부터 9층까지 근무자들에 한해서만 재택근무 방침이 내려졌다. 23일에는 해당 층에 근무하는 인원을 제외한 직원들은 모두 정상 출근했다. 이후 LG전자는 이날 오전 11시께 '원격 근무' 체제로 전환하고 서관 직원들을 긴급 퇴근시켰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는 과정에서 대응에 아쉬움이 있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트윈타워에 근무하는 한 LG전자 직원은 "22일까지 건물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5명이나 나왔는데도 23일에 출근했고 공지가 내려오기 전까지 직원들 대다수가 불안해하고 있었다"면서 "확진자가 한명만 나와도 건물 전체를 폐쇄하는 다른 기업들과 비교하면 안일하게 대응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트윈타워 서관과 연결돼 출입구와 로비, 식당 등을 공유하고 있는 동관을 폐쇄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직원들이 공유하는 생활 공간에서의 확산 가능성에 대해 상당히 낮은 기준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LG전자는 앞선 지난달 서초 R&D캠퍼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을 당시에도 사내에서 공지한 확진자 경로에 LG전자 셔틀버스를 이용한 사실을 제외해 의도적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서초구청에서 발표한 확진자 경로에는 사내 셔틀버스 이용 사실이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이번에 트윈타워 서관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고지한 문자에는 "영등포 보건소 역학조사결과, 엘리베이터/식당/통근버스에서는 마스크착용 상태가 양호하고, 사람간 접촉시간이 짧으며, 식당 내 칸막이 설치로 인해 전염성이 현저히 낮다고 한다"면서 "개인방역수칙을 지속적으로 준수하기 바란다"고 안내하고 있다. 
 
직원들은 또 그동안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방침에 따라 재택근무를 50%까지 확대한다고 고지하면서도 엄격하게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팀에 따라서는 일주일에 한번 전원이 모이는 날을 정해서 회의를 실시하거나, 제조 파트가 아닌 사무직임에도 불구하고 아예 정상출근을 지속한 부서도 있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LG전자 직원은 "화상회의 시스템이 다 갖춰져 있는데도 임원의 재량이라는 말로 직원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걸로 밖에 안느껴진다"면서 "엄격한 잣대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재택근무 실시 안내 문자에서 함께 고지된 다음주 평일의 '휴가 권장'에 대해서도 불만이 나온다. 코로나19를 핑계삼아 연차 소진을 강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재택근무 등 다른 형태에 대한 언급이 아예 없는 상황에서 선택권이 있는 걸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자칫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지만 추석 연휴를 앞두고 휴가를 붙여쓰라는 뜻으로 고지한 것"이라며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려 방역을 위해 연차를 쓰면 좋겠다고 한번 더 권장한 정도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특히 LG전자 측에서는 이 같은 직원들의 불만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첫번째 확진자가 나오고 나서 근무층의 방역과 밀접접촉자인 500여명에 대해 일일히 검사를 실시하는 등 충분한 조치를 취했다는 설명이다.
 
이튿날 추가 확진자 발생 당시에도 방역 당국이 권고한 사항은 확진자가 근무한 6층과 9층의 폐쇄 정도였지만 선제적으로 6층부터 9층까지 4개층을 비우는 조치를 실시했고, 다음날에는 서관 근무자 전원 원격 근무 체제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LG전자 측은 "일부 직원들의 의견이 전체의 불만으로 비춰질까 우려된다"면서 "3월부터 사내 시스템을 통해 코로나19 현황을 실시간으로 게시하면서 전 사원이 알 수 있도록 투명하게 관리해왔고, 이번에도 방역 당국의 지침 이상의 충분한 대응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22일 확진자 발생 이후 원격 근무 조치까지 시차가 발생한 것은 오후 9시가 넘는 늦은 시간 확진 결과가 나왔기에 다음날 경영진의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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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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