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테슬라까지 뛰어든 배터리판…K배터리, 분열 멈춰야
입력 : 2020-09-24 06:00:00 수정 : 2020-09-24 12:07:03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 행사가 시작하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무대 위로 올라오자 자동차 경적소리가 가득하다. 무대 앞 광장에 간격을 두고 주차된 테슬라 전기차 속 주주들의 환호 속에서 이날 머스크 CEO는 새로운 배터리 폼팩터 '4680'과 생산 공정 혁신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전고체 배터리', '100만마일 배터리' 등 미래형 배터리를 선보일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는지 테슬라의 이번 발표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차갑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테슬라가 지난해 이맘쯤 특허를 출원한 '탭리스 전극(tabless electrode)'을 활용해 더 나은 배터리를 내놓았다는 것. 테슬라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세계 배터리 각축전이 이처럼 치열해지면서 배터리사들의 투자 전쟁도 불붙는 가운데 한국 업체들은 엉뚱한 데 힘을 쏟고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9월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직접 만나 전기차 배터리 기술 유출 관련 소송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1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더 악화했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은 현재 연일 반박에 재반박 보도자료를 내며 법원 밖에서 기 싸움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양사는 기술 유출 의혹에 관한 입장차를 서둘러 좁히고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 이렇게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10월 최종 판결까지 간다면, 소송전 양상은 소모전으로 더 길어지거나, 한 회사는 미국 사업에 치명적인 차질을 빚게 된다. 지난 2월 '조기 패소 예비결정' 그대로 최종 판결까지 간다면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내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는 데 제약이 생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 비용도 만만치 않다. 지금까지 양측이 소송비용으로 쓴 돈만 40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같은 양상이 이어진다면 양사는 각 1조원 이상을 지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조원이면 국내 배터리사 중 압도적으로 높은 연구개발 비용을 지출하는 LG화학의 올 상반기 연구개발 비용의 두 배에 해당하는 정도다. 배터리 개발에 쓰일 수 있는 수년간의 연구개발 돈줄이 소송전에 투입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사업은 '제2반도체'라 불리며 차세대 사업으로 꼽힌다. 시장은 앞서 배터리 시장이 코로나19 사태가 해결된 뒤에야 비로소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이미 배터리 시장은 코로나19를 뚫고 꿈틀거리고 있다. 배터리 산업이 초기 성장 상태지만 국내 기업들의 시작도 좋다. 국내 배터리 3사의 올 상반기 누적 점유율이 40%를 돌파했다. 3사가 한 몸으로 달릴 순 없지만, 적어도 나란히 달리기 위한 시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최승원 산업1팀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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