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가 미래다②) 세계 배터리 멸망전…기술개발·합종연횡 전쟁터
"배터리 수명 늘려라" 기술 전쟁
"중국,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정책·내수시장 탄탄"
입력 : 2020-07-16 05:33:00 수정 : 2020-07-16 05:33:00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전기차 배터리가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신기술과 합종연횡 전쟁터로 변모하고 있다. 배터리 기술의 핵심은 한번 충전 시 주행거리로, 특히 한국과 중국, 일본 3국의 배터리 기업들은 성능을 높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아울러 자동차 선진국인 유럽, 미국 기업들과 협력 관계 맺기도 활발하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배터리 3사는 각종 신기술을 집약한 차세대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전기차들의 경우 1회 충전 시 중행거리가 500km가 채 안되는데 배터리 기업들은 1000km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정의선(오른쪽)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7일 충남 서산시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을 방문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기아차 니로EV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K-배터리 미래는…전고체·장수명
 
현재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의 화두는 '전고체 배터리'다. 배터리의 폭발 위험을 줄이고 전체적인 부피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의 전해질을 기존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한 것으로, 안전사고 위험도 줄이고 재충전 횟수도 늘릴 수 있다. 최근 삼성종합기술원이 공개한 전고체 배터리는 1회 충전으로 800km를 주행하고 1000회 이상 재충전이 가능하다.
 
LG화학도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해 장수명, 리튬-황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이들은 수명과 주행거리, 안전성을 강화한 제품이다. 장수명 배터리의 경우 기존 제품보다 5배 이상 오래 사용해도 성능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시중 배터리의 경우 수명이 16만km 수준인데 80만km까지 늘리겠다는 것. 리튬-황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전지보다 에너지 밀도가 5배 이상 높아 오랜 시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해외 배터리 기업들도 배터리 수명을 늘리는 데 몰두하고 있다. 테슬라와 손잡은 중국의 CATL은 최근 100만마일(약 160만km)을 갈 수 있는 장수명 '반영구'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앞서 파나소닉에서만 배터리를 공급받았던 테슬라가 CATL과 손을 잡고 배터리 기술력 개발에 돌입한 것이다. 이 반영구 배터리는 저렴한 가격에 강한 내구성을 갖춰 상용화 시 테슬라 전기차의 가격을 휘발유차 수준 이하로 낮출 수 있다고 알려졌다.
 
뒤바뀐 갑을 관계…배터리사 모셔가기 전쟁
 
치열한 기술 개발과 함께 자동차-배터리 업체 간 합종연횡 전쟁도 치열하다. 이전에는 자동차 기업이 '갑'이고 이들을 고객사로 둔 배터리 기업이 '을'이었다면 이런 관계도 변하고 있다. 자동차 기업이 향후 커질 전기차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선 안정적인 배터리 수급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최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은 5년 안에 전기차 시장을 선점할 계획을 세우며 국내 배터리 3사에 먼저 손을 내밀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총 61조원을 투자해 혁신 기술 개발과 시장 선점에 나서고, 5년 안에 선보일 총 44종의 친환경 차 중 절반 이상인 23종을 순수 전기차로 출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총수를 만난 정 수석부회장은 이들 배터리사의 미래 기술력을 눈으로 보고 협력 강화 의지를 다졌다.
 
이는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폭스바겐그룹과 GM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도 앞다퉈 배터리 생산 업체와 손을 잡고 패러다임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오는 2024년까지 약 330억유로(약 34조원)를 E-모빌리티에 투자하겠다고 밝혔고, GM도 2025년까지 200억달러(약 25조원)을 전기차 기술 개발에 쓸 계획이다.
 
중국에선 최근 전 세계 자동차 업계 시가총액 1위로 올라선 테슬라가 CATL과 동맹을 결성하면서 K-배터리의 경쟁 세력으로 떠올랐다. 폭스바겐그룹도 지난달 중국 배터리업체 Guoxuan(궈쉬안 하이테크) 지분 26.5%를 11억유로(1조5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공급 협력을 확대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중국을 가장 위협적인 경쟁상대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배터리 기업의 경우 정부 지원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며 "거기에 탄탄한 내수 시장이 뒷받침되면서 현재 한국의 1위를 노리는 가장 위협적인 상대"라고 평가했다.
 
한편 한·중·일 3국은 각자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에 힘쓰는 동시에 상호 간 협력도 이어가고 있다. LG화학은 중국 지리자동차와 내년 말 완공 목표의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으며, SK이노베이션은 베이징자동차그룹과 합작사 '베스트'를 설립하고 중국에서 배터리를 생산 중이다. 일본 자동차 업체 혼다도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CATL 지분 1%를 인수하고 2022년부터 중국 시장에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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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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