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택배사업 올인하는 한진, '현금 갈증' 커진다
대전 물류센터 신축 등 향후 투자계획으로 잉여현금흐름 부족 가능성
재무부담 안더라도 규모의 경제 노려 택배사업 집중 계획
입력 : 2020-07-08 09:30:00 수정 : 2020-07-08 09:30:00
이 기사는 2020년 07월 6일 6: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준영 기자] 한진(002320)이 공격적인 투자 기조에 재무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이미 차입금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향후 2~3년 동안 1000억원을 웃도는 설비투자가 예정돼 있어 현금흐름과 재무안정성에는 더욱 부담이 될 전망이다. 현금이 부족한 기업은 위기 상황이 오면 버틸 실탄이 부족해 경영난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언택트가 시대 흐름인 만큼 한진은 국내 택배 수요 증가에 따라 추가 설비투자에 사활을 걸 계획이다. 
 
6일 신용평가사 보고서를 종합하면 한진이 택배 인프라에 대규모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당분간 잉여현금흐름 부족이 불가피하다. 한진은 2019년 307억원, 2020년 1분기까지 160억원 규모의 마이너스(-) 잉여현금흐름을 나타냈다. 주요 경쟁사인 CJ대한통운은 2019년 기준 5053억원,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17억원의 잉여현금흐름을 보였다. 
 
 
 
잉여현금흐름은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기계장치 투자나 공장시설 등에 투자하는 금액을 제외한 값으로 기업에 현금이 얼마나 순유입 됐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기업의 재무적 성과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꼽힌다. 
 
한진은 택배부문에서 2023년까지 대규모 설비투자를 계획해뒀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로 인해 향후 재무적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진이 현재 진행 중인 투자 규모를 살펴보면 올해 1분기에 집행된 투자를 제외하고 2021년까지 530억원이 예정됐다. 대부분 동서울, 부산 감만, 대전 등에서 물류거점을 증축하는데 사용된다. 또한 올해부터 2023년까지 대전에 메가허브 물류센터 신축, 택배 자동화 등에 3734억원 규모로 투자한다.
 
문제는 한진이 지난해까지 리스회계 부채, 택배부문 투자 등으로 이미 차입금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는 점이다. 여기에 2023년까지는 추가 투자를 지속할 계획인 만큼 당분간 재무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올해 3월 말 기준 한진의 순차입금은 1조8994억원으로 2018년 말 9157억원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리스 회계처리 기준 변경에 따라 리스부채 9100억원이 추가로 반영된 탓이다. 
 
이정현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한진은 지난해 택배부문 성장과 맞물려 택배 관련 투자를 늘려 자금 부족이 발생했다”라며 “향후 택배부문 추가 투자를 감안하면 잉여현금흐름 부족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영업현금흐름 개선이 예상되는 가운데 보유자산을 매각할 계획인 점은 재무적 부담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한진은 부산 범일동 부지, 렌터카사업 매각 등을 통해 약 2700억원의 투자 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택배부문의 우수한 성장을 통해 영업물량 확대 및 단가인상 추이 등을 감안할 때 영업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한진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2019년 1206억원으로 2018년(649억원)보다 46% 증가했다.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진은 당분간 재무부담을 감수하더라도 국내 택배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확대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택배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전자상거래 규모는 매년 10%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사실상 택배회사들이 향후 증가될 택배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추가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영업실적 강화, 건전성 관리 등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택배는 물동량이 많아야 개당 처리 비용이 줄어드는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나는 가장 대표적인 산업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추가 증축이 불가피하며 나아가 택배 자동화 기술 구축도 게을리하기 어렵다. 
 
한진은 2023년 대전 물류센터 구축을 마무리하면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물동량이 2019년 기준 140만개에서 260만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난다. 여전히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2021년 기준 하루 1000만개 예상)을 한참 밑돌지만 3위인 롯데글로벌로지스(2022년 기준 185만개)와 비교해서는 확실한 업계 2위를 굳힐 수 있다. 
 
송상화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는 “택배산업은 규모의 경제가 존재하기 때문에 택배 집하 및 간선수송, 배송 네트워크를 대규모로 확보한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 물류산업 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분야로 인식된다”라며 “제조 및 유통기업, 물류창고, 물류정보 서비스회사와 택배기업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물류산업은 수많은 참여자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것에서 핵심 경쟁력이 나온다”라고 덧붙였다. 
  
윤준영 기자 junyo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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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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