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셰일업체 보호 나선 트럼프 "사우디, 관세 각오해야 할 것"
입력 : 2020-04-02 15:34:10 수정 : 2020-04-02 15:34:10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셰일업계의 파산을 막기 위해 관세 카드를 꺼낼 준비를 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협의가 무산되고 이달부터 사우디의 무제한 원유 증산이 시작되는 가운데 미국 셰일업체가 설 곳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3일(현지시간) 미국 정유업체 최고경영자(CEO)와 만남을 갖고 셰일업계와 정유업계를 도울 방법에 대해 의논할 방침이다.
 
이날 트럼프는 '관세 카드'를 꺼내 의논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으로 유통되는 사우디 원유에 대규모 관세를 적용해 셰일 오일과의 가격 수준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우디 원유로부터의 의존을 탈피할 규제 완화책도 논의된다. 미국은 원유를 비롯한 화물을 자국에서 실어 나를 때 미국 선박을 쓰도록 하는 법이 있는데, 이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다. 
 
타국 선박 수송을 허용하는 이번 완화책은 사우디 원유를 멕시코산 원유로 대체하는 방법으로 꼽힌다. 기존에 사우디 원유가 넘쳤던 미국 동·서부 연안에 비교적 근접한 멕시코산 원유를 나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또 트럼프는 사우디와 러시아의 원유 증산 경쟁을 '미친 짓'이라고 부르며 멈출 것을 호소했다. 그는 "원유가 물보다도 싸졌다"며 "이것이 미국 에너지 업계를 해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공격적인 카드에 반해 일각에선 '사우디 달래기'에 나섰다. 댄 설리번 미국 상원의원은 CNBC 인터뷰에서 "수많은 미국인들이 사우디를 지키기 위해 피를 흘렸다"며 "사우디가 공급 쇼크를 '정확히 잘못된' 타이밍에 가져왔다"고 말했다.
 
설리번 의원을 비롯한 몇 상원의원들은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는 등 호소에 나섰다. 미국-사우디 국제 관계에 대한 지지와 현 에너지 업계의 혼란을 진정시키는 데 앞장서 달라는 내용이다.
 
한편 미국 셰일업계는 국제유가 폭락과 코로나19 수요 마비로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 차세대 에너지원인 셰일오일의 채굴 원가는 기술발달로 32~57달러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국제유가가 20달러대로 떨어지며 경쟁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셰일업계를 지키고 나서는 것은 셰일업계 도산이 금융계에 큰 여파를 몰고 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셰일업체 특성상 수익성보단 금융회사의 투자로 연명한 경우가 많은데, 따라서 셰일업체가 파산하면 이에 돈을 투자한 금융사까지 여파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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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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