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증권신고서 정정’ 에이치엘비, 반대매매 루머 ‘오버랩’
주식담보대출 대상 증권사 바뀔 시기, 진양곤 회장 반대매매 루머 떠돈 바 있어
진 회장 반대매매 부담은 늘어난 상황…주가, 주담 계약시기의 '반 토막'
입력 : 2020-03-30 09:20:00 수정 : 2020-03-30 09:20:00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7일 1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태호 기자] ‘코스닥 시총 2위’ 에이치엘비가 유상증자 증권신고서를 대폭 수정하면서 최대주주인 진양곤 회장의 주식담보대출 관련 내용을 위험항목에 명시했다.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시황이 좋지 않아 투자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삽입한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과거 에이치엘비를 괴롭히던 ‘반대매매 루머’를 환기시켜, 만료일까지 한 달가량 남은 진 회장의 주식담보대출의 연장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26일 에이치엘비(028300)는 32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대한 증권신고서를 대폭 정정하면서 위험항목에 최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 관련 내용을 새로 추가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투자자의 합리적 투자판단이 저해될 우려가 있을 때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시황이 좋지 않아 반대매매 우려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공시에 따르면,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 보유주식 89만주가 담보로 제공된 주식담보대출 계약 만료일이 4월 말로 설정돼있다.
 
진양곤 회장이 한국투자증권과 체결한 54만주 규모의 주식담보대출 만료일은 4월29일이다. 진 회장은 지난 11월5일 한투와의 주담대 계약을 6개월 연장한 바 있다. 또한 진 회장은 메리츠종금증권과 맺은 35만주의 주담대 계약도 3개월 단위로 연장하고 있다. 메리츠종금과의 계약은 4월27일까지 지속된다.
 
에이치엘비는 한국투자증권과 주식담보 대출을 최초 체결한 지난해 7~8월 즈음에 ‘반대매매 루머’ 등으로 주가 급락이라는 홍역을 앓은 바 있다.
 
에이치엘비가 핵심 파이프라인인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임상 3상 1차 평가지표에서 전체생존기간(OS)에 대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결과를 발표해 주가 하락 모멘텀이 있던 중에, 일부 증권사가 진 회장의 주식담보 대출 연장을 불허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시장에 떠돌아 폭락을 부추겼다. 당시 에이치엘비 주가는 2만원대 후반~3만원대 초반에 머무른 바 있다.
 
에이치엘비 리보세라닙. 사진/에이치엘비
 
공교롭게도 당시 진양곤 회장은 미래에셋대우와 근 3년간 체결해왔던 49만주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을 계약 만료일인 7월24일에 전액 상환한 바 있다. 이후 진 회장은 한국투자증권과 주담대 계약을 새로 체결했다. 물론 진 회장이 미래에셋대우로부터 20만주 대출을 새로 받기는 했지만, 계약기간을 한 달로 잡았고 실제로 만료일에 즉시 상환했다.
 
당시 에이치엘비는 “반대매매 루머는 연장공시를 확인하면 된다”라면서 “루머에 대해 사실관계를 밝힘으로써 해명하는 것뿐이라는 것에 무력감과 참담감을 느낀다”라고 밝힌 바 있다.
 
진 회장이 주식담보대출로 얼마를 빌렸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대출 연장 시점인 지난해 11월보다 주가가 내려가 담보부담도 가중된 것으로 보인다.
 
주식담보대출을 시행할 때, 증권사는 상장주 담보인정가격을 대출 당일 종가로 계산한다. 진 회장이 계약을 연장한 11월5일 에이치엘비 종가는 주당 16만1000원을 기록하는 등 최고점 수준을 오갔지만, 현재는 8만원 후반~9만원 초반에서 조정된 상태다. 반토막 난 셈이다. 에이치엘비가 리보세라닙 NDA 신청소식을 뚜렷이 내지 않고 있는 중에,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코스닥 시장 전체를 짓누른 탓이다.
 
즉, 담보유지비율 하락 리스크에 따른 ‘반대매매’ 가능성도 높아진 셈이다. 실제 공시도 “대출금을 기한 내 상환하지 못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시장 변수로 인해 주가가 급락할 경우 반대매매 물량이 출회될 수 있다”라고 이 같은 가능성을 명시하고 있다.
 
주식가치는 변동성이 크므로, 증권사는 자금을 빌려줄 때 주가 하락 등을 대비해 담보유지비율을 최소 100% 이상 잡는다. 에이치엘비처럼 아직 흑자시현을 못 한 기업의 주식은 신용도가 낮아 담보유지비율도 150% 이상으로 설정될 수 있다. 즉, 100억원을 빌리기 위해 시가 150억원 이상의 주식을 담보로 줘야 한다. 달리 말하면, 담보가치가 150억원 수준으로 떨어질 경우 대출자는 추가 담보를 제공해야 하며, 적절한 담보를 내지 못할 경우 증권사는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담보 주식을 시장에 하한가로 내다 파는 반대매매를 실행한다.
 
다만, 반대매매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증권사는 현금이든 주식이든 추가 담보만 받으면 되기 때문이다. 에이치엘비 주가가 진 회장 주담계약 연장시점 대비 반 토막 나기는 했지만, 담보로 제공된 물량 외에도 진 회장이 보유 중인 에이치엘비 주식이 285만주가량 되므로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에이치엘비가 327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진양곤 회장의 추가 주식담보대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에이치엘비는 금번 유상증자로 약 431만주를 새로 발행하며, 지분율에 따라 진 회장에게는 신주 39만3997주가 우선 배정됐다. 주당 7만5900원의 모집액을 고려하면, 진 회장이 전량 청약에 참여했을 때 3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만약, 진 회장이 금번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개인 지분율은 8.30%, 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율은 17.19%까지 하락할 수 있다.
 
에이치엘비 공시에는 “동 지분율은 현 최대주주의 경영권 유지를 보장할 수 있는 수준의 지분율이라고 볼 수 없다”라면서 “경영권을 위협하는 시도 등이 증권신고서 제출일 현재 확인된 바 없으나 잠재적 경영권 침탈 시도의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명시돼있다.
 
김태호 기자 oldcokewa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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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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