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세에 위기 빠진 인천공항…국적항공사도 '울상'
공항 키우기 나선 중국…자국 항공사들도 '밀어주기'
매력 떨어진 인천공항…"국토부, 대안 마련해야"
입력 : 2020-01-21 05:51:02 수정 : 2020-01-21 05:51:02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인천공항이 중국 공항들의 매서운 추격을 받으면서 국내 항공업계도 고민이 깊어졌다. 중국 정부가 신공항 개항과 함께 막대한 보조금을 자국 항공사에 쏟아부어 승객 뺏기에 나서면서 한국 국적사들의 수요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공항 전체 이용객은 7117만명, 하루 평균 19만4986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보다 4.3% 늘어난 수준이다. 해외여행이 대중화되고 저비용항공사(LCC) 좌석 공급이 늘며 전년 대비 이용객은 늘었지만 성장세는 주춤하다는 평가다. 인천공항은 매년 이용객이 6~10% 증가해왔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을 거쳐 제3국으로 항공기를 갈아타는 환승객은 839만명으로 전년보다 4.6% 늘었지만 환승률은 전년과 같은 11.8%에 그쳤다. 허브공항의 지표인 환승률도 제자리걸음으로, 국제공항의 경우 통상 환승률이 20~25%대를 기록해야 허브공항으로 본다. 환승률은 전체 이용객 대비 환승객 수를 나타낸다. 인천공항의 환승률은 2013년 18.7%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타고 있다.
 
'스마트' 신공항 문 연 중국…매서운 추격
 
이처럼 인천공항 성장세가 주춤한 사이 중국은 지난해 9월 말 신공항 다싱국제공항을 개항하고 항공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인천공항이 중국 공항들의 추격을 받으며 국내 대형항공사(FSC)들도 긴장하게 됐다. 단거리 노선은 LCC들에 밀려 수익성이 악화한 가운데 중국 공항의 성장으로 북미와 유럽 노선까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래픽/최원식 디자이너
 
여객터미널과 부대시설 건물 면적이 140만㎡에 달하는 다싱공항은 세계 최대 규모로 꼽힌다. 규모도 규모지만 첨단 기술을 적용해 이용 편리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이동하는 거리를 대폭 줄여 입국장에서 가장 먼 게이트까지 거리는 600m에 불과하다. 도보로 10분이면 충분한 수준이다. 셀프체크인 키오스크에는 안면 인식 기능도 있어 탑승권 없이 입국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처럼 각종 첨단 기술을 집약한 다싱공항을 허브공항으로 키우기 위해 중국 정부는 자국 항공사에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해 승객을 끌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중국 항공사들의 중·장거리 노선 항공권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보다 통상 40%가량 더 싸다. 이처럼 저렴하게 항공권을 팔 수 있는 것은 조 단위로 투입되는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 덕분이다. 2018년 기준 보조금 규모는 약 2조21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국적사의 경우 북미와 유럽으로 가는 중국인 수요부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FSC 관계자는 "자국 슬롯이 부족해 인천공항을 통해 북미나 유럽으로 가는 중국인 승객이 있었는데 다싱공항 개항으로 이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중국 공항들이 세력을 키우며 인천공항이 위기에 빠진 가운데 국적사들도 영향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사진/뉴시스
 
서우두공항만 있을 때는 내국인 승객도 벅찼다면 다싱공항 개항으로 중국 항공사들은 외국인 수요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다. 외국인 수요 유치를 위해 항공권 가격을 낮추거나 현행 수준을 유지한다면 인천공항 외국인 수요 감소는 물론 항공사들까지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항공사 훨훨 나는데…국토부 "국적사 위기 외면"
 
이처럼 중국 항공사들이 스마트 신공항을 등에 업고 전세계 항공 시장을 뒤흔들 준비를 하는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국적사들의 위기를 외면한다는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내놓은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방안'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국토부가 항공산업을 살리기 위해 내놓은 방안은 슬롯(시간당 이착륙 횟수)을 확대해 환승, 심야 관광을 활성화하고 지방공항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인천공항과 지방공항을 함께 활성화하기는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인천공항의 슬롯이 늘어나면 항공사들은 당장 수익이 나지 않는 지방 노선을 빼 인천으로 몰려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반대로 정부가 지방공항을 키우겠다고 나서면 중국 공항들의 거센 추격에 인천공항이 경쟁력을 잃게 된다는 설명이다.
 
중국 지방공항과 국내 지방공항 여행 자유화를 추진하는 것도 국내 항공산업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으로 오는 중국인들은 한국 항공편보다는 중국 항공사를 이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중·장기적인 관광 자원 개발이 국내 항공 산업을 살릴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지적이다. 항공사 관계자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관광산업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 부처의 주요 관심거리가 아니다 보니 적극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관광은 자연 훼손 없는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따로 관광청을 만들어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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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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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공항들 희생하면서 성장한 인천공항이 중국공항 경쟁으로 울상은 뱁새가 황새를 따라잡으려다가 다리가랭이가 찢어지는 꼴. 하지만 지방에서 인천공항 문제를 덮으려고 희생할 책임은 전혀 없음

2020-01-21 18:12 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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