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백종건 변호사 등록 재거부 결정' 유감
입력 : 2018-10-18 06:00:00 수정 : 2018-10-18 06:00:00
양심적 병역거부로 실형을 산 백종건 변호사의 변호사 재등록 신청이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재차 거부됐다. 변협은 지난 16일 등록심사위원회를 열고 위원 5대4의 의견으로 백 변호사의 재등록 요청을 거부했다. 대한변협 위원 5명은 실정법을 준수해야 한다며 등록 거부 의견을 냈다. 변호사법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집행이 끝나거나 그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된 후 5년이 지나지 않은 자는 변호사 결격사유에 해당함을 규정하고 있다. 
 
대한변협은 "헌재의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에 대해 환영의 의사와 함께 대체복무제의 도입 필요성과 도입을 위한 논의를 조속히 시작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라며 "이번 백 변호사에 대한 등록거부 결정과 같은 사례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국회의 조속한 법 개정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부연했다. 
 
보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 법조인의 직업 특성과 실정법을 고려하더라도 대한변협의 결정에는 아쉬운 대목이 있다. 백 변호사나 사기나 절도 등 일반 형사 범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것도 아닌 데다가, 헌재의 결정이 나온 상황에서 국회에 법 개정을 소극적으로 요구하기보다는 헌재 취지대로 변호사 등록을 받아주는 것은 그 자체로 입법을 촉구하는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방법일 수 있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6월28일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조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면서 형사처벌로 인한 불이익은 매우 크다고 지적한 뒤 해당 조항에 대해선 2019년 12월31일까지 시한으로 개정될 때까지만 적용하도록 결정했다.  
 
백 변호사는 "내년에 변협 집행부가 바뀌면 변호사 재등록 신청을 할 계획"이라면서 "양심적 병역거부도 대체복무 없는 병역법 규정이 계속 합헌 결정을 받다가 최근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았는데, 재등록 심사도 삼세번은 해봐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백 변호사의 재등록 신청에 대해 '적격' 의견을 낸 서울변호사협회도 다음 주에 열리는 상임이사회에서 변협 결정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다. 서울변회 관계자는 "법은 법적 안정성이 중요해서 엄격하고 보수적으로 해석하는 게 맞지만, 특별한 케이스의 경우 법정 안정성보다 우선시되는 '정의'라는 개념이 있다"면서 "정의의 관점에서 봤을 때 변호사법 관련 조항이 넓게 해석되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실정법의 엄격한 해석과 '정의'라는 균형점은 어디에 있을까.

홍연 사회부 기자(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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