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사법한류'도 상고법원 도입 담보로 둔갑
참여정부 때 시작된 사법수출사업, '창조경제' 추진사업으로 포장
입력 : 2018-07-20 03:00:00 수정 : 2018-07-20 03:00:00
[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시절 법원행정처가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사법한류’까지 박근혜 정부와의 상고법원 거래 담보로 이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지난달 5일 법원행정처가 공개한 문건인 ‘상고법원 입법추진을 위한 BH 설득방안(2015년 7월28일 작성)’에 따르면 당시 박근혜 정부 주도 하에 성과 및 업적으로 포장할 수 있는 사법제도 개선 아이디어를 법원행정처가 제공함으로써 상고법원안도 같이 포함시키자고 명시돼 있다. 또 문건에는 ‘BH 관심을 유도할만한 내용이면서 사법부에 우호적인 내용 구성’이라며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사법한류 추진’도 제시됐다.
 
이어 사법제도를 수출하자며 당시 이미 지어진 ‘베트남 법원연수원’을 예로 들며 아시아와 남미 내 개발도상국과 동유럽 기타체제전환국에 정보 주도 사법한류 공동사업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청와대 주도 하 사법부, 법무부, 법제처, 외교부(KOICA) 등 유관기관이 참여해 공동사업을 추진함으로써 다수 유관기관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도모할 수 있다’며 ‘전자소송, 부동산등기제도, 가족관계등록제도 등 경쟁력 있는 법 제도와 시스템 전수’라고 언급됐다. 진행 중인 사법정보화 사업은 전자소송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법원행정처가 2015년 7월 28일 작성한 '상고법원 입법추진을 위한 BH 설득방안' 문건 일부.
 
그러나 대법원은 이미 지난 2008년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함께 베트남 법원연수원 역량강화 사업을 시작했다. 용역 계약을 통해 베트남 법원연수원을 준공했고, 이후에도 베트남 법관 교육과 연수를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 및 지원하고 있다. 이 사업은 이용훈 전 대법원장의 베트남 사법부 강화에 대한 열의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재가로 시작됐다.
 
올해 초부터 본격화 된 대법원의 ‘베트남 사법정보화’ 사업도 2014년 베트남 법원연수원 및 아카데미 준공을 도맡은 이후, 연수 프로그램 및 법과대학 도입 등에 이은 사업으로, 베트남 의회는 이미 2005년에 법 시스템 개선을 위해 2020년까지의 사법개혁전략을 구축할 것을 의결했다. ‘베트남 사법정보화’ 사업은 전자소송을 최종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베트남에 국내 법원 홈페이지 내 소장 접수에서 재판 과정까지 조회할 수 있는 ‘나의 사건 검색’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실제로 이런 사정을 잘 아는 법관들은 “문건이 작성되기 전부터 시작한 사업을 두고, 앞으로 청와대와 협조해서 추진하겠다는 내용으로 문건에 끼워 넣은 것 같다”고 지적하고 있다.대법원에 근무하는 한 판사는 “2014년부터 이미 사업을 시작했는데 법원행정처에서는 2015년에 그 카드를 쓰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사법농단 의혹 문건에서 언급됐다는 이유만으로 대법원의 ‘베트남 사법정보화’ 사업 차질이 우려됐지만, 지금까지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법원 관계자는 ”지금 진행 중인 사업에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KOICA는 지난주 실무자들을 베트남으로 파견해 계획에 따라 업무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3월28일 박일환 당시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 베트남 최고인민법원의 초청으로 베트남 하노이시 인근 베트남 법관연수원 건립 예정부지에서 열린 기공식에 참석했다. 베트남 법관연수원은 우리 대법원의 지원을 받아 건립됐다. 사진/대법원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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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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