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저항' 우려에 보유세 속도조절…흐려진 '공평과세'
특위 개편안 20~30억 다주택자 겨냥…"체감효과 미미, 시장에 부정적 시그널"
입력 : 2018-06-24 15:56:26 수정 : 2018-06-24 18:37:21
[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부동산 시장 안정화 조치의 '마지막 카드'였던 보유세 개편 방향이 발표됐다. 예상보다 낮은 개편 수준에 정책의 정체성마저 흔들렸다는 지적이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지난 22일 내년 세수효과가 적게는 1949억원에서 많게는 1조2952원에 이르는 종합부동산세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향후 의견수렴을 토대로 4가지 개편안을 하나로 추려 오는 28일까지 대정부 권고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종부세 개편안은 지난해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내놨던 6·19대책, 8·2대책 등의 연장선상에서 논의돼왔으며, 시장의 큰 방향을 가르는 기제로 작용해왔다.
 
그러나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누진세율 인상 ▲공정시장가액 비율·누진세율 동시 인상 ▲공정시장가액비율·누진세율 인상의 1주택자·다주택자별 차등 적용 등 실현가능한 4가지 개편안이 발표되자, 시장은 되레 안도하는 분위기다. 세수효과 측면에서 가장 강력한 3번째 안이 최종 권고안으로 선정되는 경우를 상정하더라도, 세부담 증가의 상당 부분이 시가 20억~30억원 이상의 다주택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번 종부세 개편에 시장 안정화뿐만 아니라 부의 재분배, 과세기반 강화, 주거복지 강화 등 다양한 의미를 부여해왔던 정부 정책기조를 감안하면 '공평과세'라는 큰 틀의 목표 달성도 어려울 것으로 평가된다.
 
종합부동산세의 누진성이 약화되고, 역진성이 커진 원인으로는 과표산정에서의 낮은 시가반영률이 꼽힌다. 현재 주택 실거래가반영률은 65~70% 수준으로 파악되는데, 지난해 참여연대가 서울지역 아파트(2017년 상반기 기준)의 실거래가와 공시가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강남구(64.2%)와 서초구(64.6%) 등보다 금천구(67.1%), 도봉구(67.9%)의 실거래가 반영률이 더 높았다. 실거래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조세 역진성이 커지는 구조다.
 
이에 따라 특위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안을 내놨지만, 부동산 공시가격의 실거래가 반영률을 높이는 근본적인 개편안 마련까지 이르지 못했다. 물론 공시가격은 재산세, 상속세, 건강보험료, 기초생활 수급자 선정 등 수십가지에 이르는 조세·복지제도 기준으로 적용되는 만큼 특위가 대대적인 개편에 나서기 어려운 한계가 있지만 이번 개편안에서는 그런 고민의 흔적조차 찾아보기 힘들다는 평가다. 
 
또 세부담 증가가 30억원 인상 다주택자들에 집중되면서 중산·서민층의 주거복지 향상까지 이르지 못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부 가격 안정 효과가 있더하더라도 '그들만의 리그' 안에서 문제라는 것이다.
 
김진석 세무사는 "최근 집값이 오르는 추세를 볼 때 서울 강남에 주택을 갖고 있는 사람은 물론 무주택자가 느끼기에도 주택 보유에 따른 세부담이 급격히 커질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기 때문에 집값을 잡는다는 측면에서 오히려 양극화가 심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엄청난 대책을 내놓겠다고 신호를 보내와놓고서 내놓을 만한 정책은 아니었다. 부동산 업계의 불확실성 요인만 제거해주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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