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 선 바이오주)②"버블 맞나"…고평가 논란 속 롤러코스터 탄 주가
전문가들도 엇갈린 시각…"성장 중인 산업" vs "과도하게 올랐다"
입력 : 2018-05-17 06:00:00 수정 : 2018-05-17 06: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바이오주에 대한 버블 우려가 전문가들의 찬반 양론 속에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테마감리,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의 이슈 등이 반영되면서 연초 상승세를 탔던 주가는 어느새 한풀 꺾였고 대차잔고와 공매도의 증가로 수급 부담도 늘고 있다.
 
이슈에 따른 등락 반복, 대차잔고와 공매도도 부담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의약업종은 1만3165.67에, 코스닥 제약업종은 1만1450.83에 마감했다. 이는 올해에만 6.44%, 13.12% 상승한 것이다. 하지만 내역을 살펴보면 변동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코스피 의약업종 지수는 지난 1월부터 2월 등락을 반복하다 4월11일 1만6115.61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이달 8일에는 1만1909.61까지 급락하는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였다.
 
코스닥 제약업종 지수는 지난 1월 급등세 속에 1만3913.98까지 치솟아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2~3월 등락 후 4월부터 본격적인 하락세로 접어들어 이달 9일에는 1만968.51까지 떨어졌다.
 
최근에는 대차거래 잔고도 늘어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대차거래 잔고금액은 80조5352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장기간 보유하고 있는 기관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한 후, 일정 기간 안에 이를 구입해 반환하는 거래 방식이다. 이로 인해 대차거래 잔고는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이로 인해 바이오주의 공매도 우려는 여전하다.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대차거래 잔고는 삼성전자(9조5230억원)와 셀트리온(7조8820억원)이 압도적으로 높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1조6327억원) 역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바이오주가 압도적으로 대차잔고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1조9888억원), 신라젠(1조376543억원), 에이치엘비(7162억원), 바이로메드(6459억원), 셀트리온제약(3069억원), 제넥신(2577억원), 네이처셀(2271억원), 메디톡스(1920억원) 등이 그러하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대차잔고는 개인들의 상승 또는 하락 기대심리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역대 최고 수준의 대차잔고는 그만큼 공매도 물량이 많이 쌓여있고, 투자심리가 악화됐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셀트리온의 사례를 비춰볼 때, 공매도가 단기적인 주가 하락으로 나타날 순 있지만, 장기적인 주가 흐름을 바꿀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성장 중인 산업” vs “테마로 과도하게 올랐다”
 
바이오주에 대한 평가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엇갈리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미래를 긍정적으로 봐야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현재의 시가총액을 설명할 근거가 없다며 시장의 건전성을 해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IT버블 당시와 비교하면 바이오 업종의 주당순자산가치(PBR)가 낮아 버블이 아니라는 의견이 있다.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1999년 닷컴버블 당시 IT업종의 PBR은 12.3였고, 소프트웨어 업종의 PBR은 25배를 넘었다. 반면 현재 제약업종의 PBR은 5.9배에 불과하다”며 “아직까지 '바이오 버블'을 논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바이오업종에 대해 전통적 투자방식을 적용하면 안된다는 주장도 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이 전통적으로 제조업 기반의 국가이다 보니 주식투자도 제조업 위주로 이뤄졌다”면서 “이에 반해 바이오업종은 과거 사례가 없어 주당순이익(PER), 평균 PER 비교 등을 적용할 여지가 없었고, 주가 정당화가 어려워 버블처럼 비춰졌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바이오기업들에 대한 시가총액은 미래가치가 선반영된 것"이라며 "투자자들의 투자 방식이 미래를 기반으로 한 포워드(Forward) 형태로 변모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제 밸류에이션이 과거의 업적에 대한 보상이 아닌 미래의 성장성 지표로 작동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단기간 급등한 데 대한 경계 심리도 만만치 않다. 하태기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수조원의 시가총액을 설명할 신약개발 성공 케이스가 없다. 그동안 바이오주는 실적의 근거보단 추정이나 기대에 의존해 상승했다”며 “최근 대북 관련 테마가 형성되면서 제약·바이오주의 상승 동력이 크게 상실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바람으로 형성된 주가는 바람으로 하락한다”고 말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와 전혀 상관없는 업체들이 바이오사업을 추가하고 인력을 확보했다는 소식만으로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며 “글로벌 대형제약사들에게 기술수출을 한다고 해도 최종 임상을 통과할지 불투명하고, 판매승인을 받을 확률은 더욱 낮다”고 경고했다.
 
해외 제약기업들과의 비교에서도 상반된 의견이 나온다.
 
진홍국 연구원은 “주가가 과도하다는 주장의 근거로 글로벌 대형업체들의 PER을 제시하는데, 글로벌 기업들은 현재 규모가 너무 커 성장성이 둔화된 것”이라며 “이들도 과거 국내 업체들처럼 PER이 매우 높았던 시절이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한병화 연구원은 “월등한 주가 상승세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이 획기적으로 상승해야 하는데, 셀트리온 등의 바이오시밀러 상위업체들을 제외하면 이러한 평가를 내릴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며 “해외업체들에 대한 기술 수출도 있었지만 초기 계약금이 의미 있는 비중을 차지하는 딜은 거의 없었다. 국내업체들이 관심을 받을 정도는 되지만, 확신이 드는 단계는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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