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3년짜리 청년 일자리 특단책 실효성 '갸웃'
입력 : 2018-03-16 06:00:00 수정 : 2018-03-16 06:00:00
손원평 소설 '서른의 반격' 주인공 김지혜는 1988년생으로 평범하고 특별할 것 없는 서른 살 인턴이다. 그녀는 언젠간 본사 정직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계열사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정규직을 목표로 상사의 비위를 맞추고 더러운 꼴을 적당히 무시하는 보통의 서른처럼 살아간다. 쥐꼬리 만한 월급으로 반지하방 월세를 사는 지혜는 힘들 때마다 '정진'씨를 찾는다. 정진 씨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인물로 그녀의 유일한 '휴식처'이자 '통로구'다.
 
지혜가 이꼴 저꼴 못 볼꼴 다 보면서도 인턴을 하고 있는 이유는 대기업 정직원 자리를 노리기 때문이다. 미취업 상태를 감수하면서도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는 데는 첫 직장이 장기정인 영향을 미치는데 있다. 실제 최근 KDI는 '청년기 일자리 특성의 장기효과와 청년고용대책에 관한 시사점' 보고서에서 "첫 일자리의 임금이 일을 시작한 후 10년 이상 임금이나 고용 상태 등 노동시장에서의 성과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대졸남성 첫 임금이 10% 높으면 10년후에도 4% 높아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기피하고 있는 것. 중소기업은 일손이 부족한데 청년 미취업자가 넘치는 현실이 이를 방증한다.
 
앞으로 현실은 더 갑갑하다. 2021년까지 4년동안 인구구조적인 문제로 현재의 심각한 청년 실업에 더해 에코세대(1968~1974년에 태어난 2차 베이비붐 세대의 1991~1996년생 자녀들) 증가로 구직경쟁이 격화돼 청년 일자리 어려움이 더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에코세대와 경쟁을 하게 될 30대 초반 구직난까지 쓰나미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런 상황 때문에 정부는 청년 일자리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과거 정부부터 간판만 바꿔 걸고 청년 일자리 대책을 끊임없이 발표했지만 취업난은 더 악화됐다는 점을 감안해 이번 만큼은 예산·세제·금융·제도개선 등 정책수단을 총 동원하겠다는 의지다. 특히 이번에는 4조원 내외 수준의 추가경정예산(추경)도 편성했다.
 
무엇보다 정부는 이번 특단책에서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들의 실질소득을 대기업 수준까지 높이는데 신경을 썼다. 중기 취업 청년들의 대졸초임(연 2500만원)을 대기업 수준(연 3800만원)이 가능토록 하겠다는 취지다. 34세 이하 청년이 중기에 취업하면 5년간 소득세 전액 면제, 전월세 보증금 3500만원까지 4년간 저리(1.2%)대출, 교통비 월 10만원 지급, 청년내일채움공제를 통한 자산지원(3년 3000만원) 등이다. 즉 30세 청년이 중소기업에 새로 취업하게 되면 총 1035만원 플러스 알파 수준의 실질소득 증가 혜택이 있게 된다.
 
우려도 크다. 최대 3년 동안 연 1000만원 수준을 정부로부터 직접 지원받은 후 끊겼을 때 박탈감 문제 말이다. KDI 보고서처럼 생애 전반에 미치는 첫 일자리 특성이 중요한 만큼 한시적인 장려금을 받기 위해 중소기업에 취업할 유인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일단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해지는 향후 3~4년간의 한시적 정책을 택했다는 설명이지만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진짜 가지 않는 이유가 일자리 유지 뿐 아니라 소득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중소기업에 3년 일했다고 3000만원의 적립금을 직접 제공하는 예산 투입 보다는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질 좋은 고용시장 구축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해 보인다.
 
김하늬 정경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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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하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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