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마통개설 7.4만건…자금은 어디로
규제 앞두고 올들어 최대폭 증가…대부분 생활자금 아닌 투자목적…집값 상승 기대감에 꼼수대출도
입력 : 2020-12-02 15:06:59 수정 : 2020-12-02 15:39:52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신용대출 규제 강화를 앞두고 최대한 현금실탄을 확보하려는 대출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면서 지난달 마이너스통장 발급 건수가 올 들어 가장 많이 늘어났다. 이렇게 받아둔 대출금의 상당액은 생활자금이 아닌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들어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 11월 개인 마통 신규 개설 건수는 7만4832건으로, 전월 4만8627건 대비 54% 급증하면서 올해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이에 마통을 포함한 신용대출도 지난달 5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총 133조6925억원으로 전월(128조8431억원)보다 4조8495억원 증가했는데, 이 역시 지난 8월 4조705억원 증가폭을 넘어서는 역대 최대치다.
 
앞서 마통 개설이 급증한 시기는 지난 3월과 9월이었다.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대거 유입된 '동학개미운동'으로 3월 한 달 개인 마통은 6만1238건이 신규 개설됐다. 이후에는 6·17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고 주택담보대출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신용대출 수요가 마통 개설로 이어졌다. 특히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10월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9월 마통은 막차 수요가 몰리며 7만2684건까지 늘어난 바 있다.
 
 
지난달 마통 개설이 급증한 것도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규제를 강화하기로 하면서 실제 대출 수요에 가수요까지 더해진 탓으로 보인다. 당국은 지난달 30일부터 연 소득 8000만원 이상의 고소득자가 1억원 넘는 신용대출을 받을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이하 규제를 적용했다. DSR은 모든 가계대출의 연간 부채 상환액을 연 속으로 나눈 비율로, 소득 대비 대출 부담 수준을 판단하는 지표다.
 
그동안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 내 9억원 초과 주택에 한해 신규 주담대를 실행하는 차주에게 DSR 40%가 적용됐지만, 이제 고소득자의 신용대출에도 차주별 DSR 규제가 적용되는 셈이다. 이와 함께 당국은 1억원을 넘게 신용대출 받은 개인이 1년 안에 규제지역에서 주택을 사면 신용대출을 회수하기로 했다. 신용대출 자금을 통한 부동산 투자와 그로 인한 주택가격 상승을 막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벌써부터 이 같은 대출 규제를 우회한 꼼수 대출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SR 규제는 부부 합산이 아닌 개인 차주별로 적용돼 부부 중 한 사람이 신용대출을 받고 다른 사람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면 대출 회수가 이뤄지지 않는다. 또 부부가 각각 1억원 미만으로 신용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해도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잇따른 대출 규제로 가계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수요가 끊이지 않는 건 최근의 전세대란에 이어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실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1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30으로, 관련 집계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뒤 주택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 응답자가 그만큼 많았다는 의미로, 계속되는 신규 규제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반증으로도 읽힌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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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창현

산업1부에서 ICT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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