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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압수 과정 충돌…'검언 유착' 수사 차질 우려

민언련 "정상적 수사 절차 진행돼야"

2020-07-3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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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인 한동훈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과 수사팀과의 충돌로 고소·고발이 이어지면서 수사 차질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 검사장은 수사팀이 허위 공작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면서 소환을 거부하고 있다.
 
30일 검찰에 따르면 한 검사장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가 지난 29일 출석하도록 한 통보에 대해 일정을 재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 검사장 측은 이날 "서울중앙지검 핵심 간부가 한 검사장을 허위로 음해하는 KBS 보도에 직접 관여했고, 수사팀의 수사 자료를 본 것으로 내외에서 의심되는 상황"이라며 "수사팀이 이와 무관하다는 최소한의 합리적인 설명을 해줄 것을 요청하고, 그 후 출석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사팀이 허위 음해 공작에 관련돼 있다면 그 수사팀으로부터 수사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은 상식적인 요구"라고 주장했다.
 
KBS '뉴스9'는 지난 18일 한 검사장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사이의 녹취록에서 공모관계가 드러났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하지만 하루 만인 19일 사실상 오보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앞서 검찰은 29일 법무연수원 용인분원 사무실에서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USIM 카드)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 검찰은 당일 오전 한 검사장을 소환해 조사하면서 압수된 휴대전화 유심을 임의제출 방식으로 확보할 예정이었지만, 한 검사장이 소환에 불응하자 현장 집행에 착수했다.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수사팀을 이끄는 정진웅 형사1부장검사와 한 검사장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고, 당사자 간 공방이 일었다.
 
한 검사장은 29일 독직폭행 혐의로 정 부장검사를 서울고검에 고소하고, 감찰을 요청했다. 고소장과 감찰 요청서를 접수한 서울고검은 우선 감찰 사건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도 같은 날 정 부장검사를 특수폭행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대검찰청에 제출했다.
 
압수영장 집행 도중 통증을 느껴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은 정 부장검사도 한 검사장의 고소에 대응해 무고와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의 또 다른 피의자인 이동재 전 기자는 강요미수 혐의로 지난 17일 검찰에 구속됐다. 한 차례 연장된 이 전 기자의 구속 기간 만료일은 다음 달 5일이며, 검찰은 이 전 기자를 기소하기 전 공모관계 의혹이 제기된 한 검사장에 대한 조사를 마쳐야 하는 상황이다.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를 고발한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서중 상임공동대표는 "실제로 협박의 모의가 있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고, 검찰과 언론을 위해서도 정상적인 수사 절차가 진행되는 것이 마땅하다"며 "더는 부당한 정치적 행위가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본질이 아니라 사건에만 집중하는 언론의 태도도 아쉽다"며 "단지 돈벌이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사회적 공기(公器)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검과 서울중앙지검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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