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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연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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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자전거도로 확대, 세금 낭비 안 하려면?(영상)

2020-06-17 16:25

조회수 : 4,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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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자전거 1시간 생활권'. 들어보셨나요? 서울 시내 어디든 자전거로 막힘 없이 간다는 말인데요,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자전거도로 1330km를 완성해 교통수단분담률을 15%까지 높인다는 게 서울시 구상입니다. 우선 내년까지 올림픽대교와 성수대교 등 한강 다리 6곳에 자전거전용도로를 만들고, 한강대로와 청계천로에 총 16km 간선 도로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입니다. 
 
자전거 도로율을 높이면, 교통수단 분담률도 올라갈까요? 사실 많은 분이 자전거를 교통수단보다는 ‘레저’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죠. 한강 다리 6곳에 만드는 자전거전용도로를 서울식물원, 서울 숲 등 공원과 연결해 가족 친화형 자전거 관광 루트로 활용한다는 이번 정책도 시가 자전거를 레저 수단으로 인식한다는 한계를 보여준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코펜하겐의 ‘사이클 스네이크’ 같은 자전거 고가도로 방식의 이색 자전거도로를 서울에 선보인다는 계획 역시 마찬가지죠.    
 
전문가들은 자전거가 레저가 아닌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서울 도심으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을 위한 인프라 구축부터 선행돼야 한다고 합니다. 
 
[김진태/ 자전거 문화사회적협동조합 대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는 오브이 바이크(OV-fiets) 라는 게 있습니다. 모든 기차역, 전철역마다 공공자전거를 빌려주는 곳입니다. 24시간, 48시간 동안 빌려줍니다. 퇴근하고 자전거 빌려서 집에 갔다가 그 다음날 타고 오는 방식이죠. 따릉이는 타고 가서 라스트마일로써 세워두고 걸어가는 구조인데, (네덜란드는) 자전거를 집까지 타고 갔다가 그 다음 날 올 수 있습니다. 또, (서울시가) 출·퇴근자를 위한 샤워 시설 등 편의시설을 확충하겠다고 하는데, 이런 부분은 시가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전거도로의 양적 확대보다 자전거 이용자를 배려한 실질적 대책 마련도 시급합니다. 보행 친화적 자전거 도시로 만들겠다며 개통한 종로 자전거전용도로는 폭이 좁고, 자전거전용도로를 침범하는 차들로 안전 문제가 계속 제기됐었죠. 자전거우선도로도 자전거 옆에 바짝 붙어 주행하는 차량의 위협을 받고, 직진으로 달리는 자전거와 좌회전하는 차량이 충돌할 위험도 있습니다. 
 
서울시는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해결 방안으로 차도와 분리된 별도의 자전거전용도로를 만드는 데 주안점을 두겠다고 했습니다. 올해와 내년에 투입되는 예산은 총 380억원. 도로의 양적 확대보다 기존의 문제 등을 해결하며 설치된 자전거도로부터 제대로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우리나라는 ‘자전거 천국’이라 불리는 유럽과 다르게 급속한 경제 발전 과정에서 차량 중심의 교통문화가 발달했습니다. 가뜩이나 막히는 도로를 줄이면 교통 체증을 유발한다는 승용차 운전자의 불만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죠. 결국, 교통 중심을 사랑 중심으로 혁신하기 위해선 패러다임 변화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국가 단위의 인식개선과 캠페인, 기존 차량 대수 등의 조절이 이뤄져야 합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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