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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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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봐라~" 펑크록, 굿을 만나다…추다혜차지스의 '펑쿳'

2020-06-05 13:38

조회수 :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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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다혜차지스. 사진/동양표준음향사
지난 2017년 미국 공영방송 NPR 유명 프로그램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Tiny Desk Concert)’는 매의 눈으로 물색해 그들을 무대에 올렸다. 한국의 6인조 혼성 민요 록밴드  ‘씽씽(Ssing Ssing)’. 아델, 존 레전드와 같은 대형 팝 스타들이 섰던 이 프로그램에 한국 뮤지션이 출연한 것은 처음. 당시 밴드는 전통민요에 록, 힙합, 디스코, 레게를 결합한 독특한 음악과 혁신적 스타일로 파란을 일으켰다. 
 
씽씽 활동 종료 후 2년. 씽씽 소속이던 추다혜가 ‘추다혜차지스’란 이름으로 돌아왔다. 이시문(기타), 김재호(베이스), 김다빈(드럼)가 ‘차지스’ 역을 맡았다. “‘차지’는 ‘몫’이란 뜻입니다. 음악은 결국 그것을 만든 우리와 듣는 이들의 몫이란 의미에서 그렇게 지었어요.”
 
이들은 지난달 24일 총 9곡이 수록된 정규 1집 ‘오늘밤 당산나무 아래서’를 냈다. 평안도, 제주도, 황해도 굿에서 쓰이는 무가에 펑크(Funk) 사운드, 힙합 요소를 결합한 무시무시한 음악이다. ‘펑쿳(펑크와 굿)’이라는 새로운 추다혜식 장르 탄생이다. 특히 서도민요를 전공한 추다혜가 ‘굿(전통 무가)’을 택했다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 
 
“가요든, 민요든, 굿이든 음악이 가지는 공통적인 속성은 즐기는 데에 있습니다. 민요를 ‘흥’으로 연결짓는 일은 보편적인 일이지만, 굿과 ‘흥’을 연결 짓는 일은 드물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굿 음악에 담긴 정신적 풍요와 흥을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앨범은 두 개의 나뭇가지를 안테나처럼 단 표지부터 심상치 않다. 신을 불러내려는 무당이 잠시 숙고하는 듯한 자태. 앨범은 “여봐라” 하는 간드러진 꺾기 첫 소절(첫 곡 ‘Undo’)부터 듣는 이를 ‘당산나무(마을의 수호수)’ 아래로 데려간다. 무가의 신묘한 기운은 직관적인 펑크 사운드와 계속해 줄다리기를 하며 얽히고설킨다. 몽환적이면서도 화려한 이 무복, 굿판의 세계가 30여분이 조금 넘는 아홉개의 트랙을 관통해 간다.
 
추다혜차지스의 해외배급을 맡은 동양표준음향사 오정석 대표는 뉴스토마토에 “굿이라는 마이너코드를 고집스러울 정도로 모던하고 군더더기 없는 색채로 표현한 점이 특징”이라며 “멤버들은 좁은 작업실에서 동고동락하며 소리를 만들었다. 전통에 머무르던 소리가 현재에도 충분히 진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밴드는 오는 6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생기스튜디오에서 온오프라인 쇼케이스를 연다. 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공연장에는 20명만 초대하고 방역을 철저히 할 계획이다. 대신 동일 콘텐츠를 유튜브 유료 서비스로 내보낸다. 올해 ‘한국대중음악상’ 2관왕에 오른 김오키가 게스트로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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