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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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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득하기 어려운 현역의원들의 비례대표 공천

2020-03-24 09:40

조회수 : 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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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각 정당에서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발표하고 있는데요. 명단을 보면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습니다. 정운천 의원과 권은희 의원, 이태규 전 의원 등 20대 국회에서 활동했던 의원들이 비례대표 명단에 포함된 것인데요. 그것도 당선권 순번 안쪽에 배치된 점이 인상적입니다.
 
당대표급 인사 제외하고 현역의원 비례공천 '이례적'
 
전현직 의원들이 비례대표 명단에 포함된 사례는 극히 이례적이기 때문인데요. 당대표급 인사들을 제외하고 현역 의원이나 직전 현역 의원으로 활동했던 인사가 비례대표 명단, 그것도 상위권 순번에 오른 경우는 별로 없었습니다. 특히 당대표급 인사들을 제외한다면 말입니다. 2008년 선거에서 당시 한나라당 현역이었던 정진석 의원(현 미래통합당)이 비례대표 당선권 순위인 8번에 배치받았죠. 이 사례도 특별한 일이었습니다. 당시 한나라당에서 명분을 삼은 것은 ‘충청권 인사 배려 차원이었다’라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미래한국당 정운천 의원이 지난 18일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운천 '호남인사 배려', 권은희·이태규 '기득권 타파할 인재'
 
하지만 이러한 일이 2020년에 다시 반복됐습니다. 현역 의원들의 비례대표 출마는 어떻게 바라봐야 될까요. 우선 각 당에서 이들을 비례대표 명단에 올린 이유는 이렇습니다. 미래한국당 정운천 의원의 경우 ‘전북 출신 의원으로서 호남을 배려하는 공천’이었다는 겁니다. 12년 전 정진석 의원을 비례대표 공천한 이유와 같습니다.
 
이번에는 권은희 의원과 이태규 전 의원을 국민의당이 공천한 이유에 대해 살펴볼까요. 국민의당 정연주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들을 비례대표 앞순번에 배치한 이유에 대해 “양당 기득권과 싸우며 실용적 중도정치의 길을 개척하고 확장해나갈 보다 책임 있는 분들이 당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 보통 사람들의 건강한 개혁 의지를 담아내고자 했고, 구태 정당의 공천질서와 기득권층의 관여 등을 타파해보자고 했던 목표를 100% 달성했다”고 공천 결과를 평가했는데요.
 
현역의원 대신 호남 출신 정치신인 공천했다면 어땠을까
 
두 당 모두 그럴 듯한 이유로 비례대표 공천의 이유를 설명하려고 했지만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먼저 정운천 의원은 ‘호남을 배려하는 차원의 공천’이었다고 하지만 호남을 배려하기 위해 굳이 현역 의원을 비례대표 앞순번에 배치해야 됐느냐는 의문이 생깁니다. 현재 미래통합당은 호남 28개 지역구 중 9곳에만 후보를 확정한 상태입니다. 전남은 10개 지역구 중 5곳에 후보를 냈고, 광주광역시와 전북엔 각각 2명의 후보를 내는데 그쳤습니다. 호남에 출마하려는 신청자도 없고 전략공천을 할 마땅한 인물도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재선의 정운천 의원을 굳이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앞순번에 배치할 이유가 있었을까라는 의문이 듭니다. 오히려 호남 출신의 정치 신인을 당선권에 배치해 향후 당내 호남 인재를 키우는 게 훨씬 나았을 겁니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드는 인사입니다.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오른쪽)과 이태규 전 의원이 지난해 6월 당시 국회에서 열린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현역의원 프리미엄"…당 내부서도 비판 목소리
 
권은희 의원과 이태규 전 의원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득권과 싸울 인재’, ‘기득권층의 관여를 타파할 인재’라며 이들을 비례대표 당선권에 배치했지만 이들 자체가 현역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기득권층이 아닐까요. 국민의당 측 설명에서 보듯이 양당의 기득권층만 아닐 뿐 사실상 20대 국회의원으로서 활동했던 것 자체가 이미 우리 사회의 기득권층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도 이태규 전 의원이 재차 비례대표 공천을 받고, 지역구 의원인 권은희 의원이 비례대표 앞순위를 받는 것을 두고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이태규 전 의원이 비례대표로 출마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저는 직접 이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실제 그런 의사가 있는지 물어보기도 했는데요. 당시 이태규 전 의원의 대답은 이러했습니다. “안철수 대표님이 대구에 가 계시기 때문에 올라오면 상의를 드려야 될 것 같다. 당 차원에서 어떻게 할지 판단해서 결정해야 될 문제다. 지금은 그 부분에 대해서 아무 생각이 없다. 당 차원에서 검토할 문제다. 그것은 권은희 의원도 마찬가지다.”
 
"'창당 공신' 향한 보은인사" 논란
 
현역 의원 출마에 대한 논란이 제기될 수 있음에도 각 당에서 이를 감수하고 비례대표 앞순번에 배치한 이유는 이들이 창당 공신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정운천 의원은 정당보조금 지급 당일에 미래한국당에 입당해 당이 5억원 가량을 확보하는데 기여했는데요. 권은희 의원과 이태규 전 의원도 다른 안철수계 의원들이 미래통합당으로 당적을 이동할 때 끝까지 당을 지킨 인사입니다. 당이 어려울 때 앞장서서 나섰다는 점에서 이들의 공을 외면할 수만도 없었겠죠. 현실과 이상 사이의 고민에서 현실을 택한 경우라고 봅니다.
  • 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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