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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훈

1세대, 레트로, 힙합

2020-01-16 15:57

조회수 :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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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굴양식장. 힙합을 오랫동안 사랑해왔던 사람들만 아는 장소입니다. 대한민국 힙합의 태동기 래퍼들은 자신들이 오를 수 있는 무대를 찾아 나섰고 홍대 인근에 있는 클럽 푸른굴양식장은 그 창구가 됐습니다. 그리고 이 곳은 1세대 래퍼들과 전성기를 누렸던 클럽 ‘마스터 플랜’으로 변모합니다.
 
2012년 Mnet은 ‘쇼미더머니’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힙합을 미디어로 끌어왔습니다. 이미 ‘힙합 더 바이브’라는 힙합 뮤지션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그저 소개를 하는 데 그쳤기 때문에 마니아들만이 소비하게 됐습니다. 힙합에 경연 요소를 첨가한 ‘쇼미더머니’는 시청자들을 매료시켰고 매해 차세대 랩스타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쇼미더머니’의 인기와는 별개로 몇몇은 래퍼들의 과열된 경쟁에 피로감을 느꼈고, ‘1세대 힙합’에 대한 그리움을 토로했습니다. 당시의 래퍼들은 누군가를 향한 공격적인 랩보다 자신의 소신에 대해 피력하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평범한 삶의 면면을 대해 이야기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분명 ‘1세대 힙합’은 지금의 트렌드와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팔로알토는 ‘역시 힙합은 꼰대가 틀어야 돼’를 줄인 ‘역힙꼰’이라는 이름의 공연을, 유병재는 ‘탈골힙합 다시 부르기’라는 콘텐츠로 과거 힙합의 향수를 자극해 나름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또한 ‘마스터 플랜’에서 활동했던 뮤지션들도 다시 뭉쳐 공연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브라운관에서 서로를 신랄하게 비판해왔던 래퍼들은 다시 ‘푸른굴양식장’ 시절로 회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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