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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한국지엠 노조 “카젬 사장·경영진 즉각 퇴진해야”

팀장급 이상에만 성과급 지급…"사측, 무성의한 교섭 태도 일관"

2019-09-2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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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이하 노조)는 24일 “경영진이 회사 상황을 악화시켰으며, 부평2공장 등 미래 발전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카허 카젬 사장 및 경영진의 퇴진을 촉구했다. 
 
노조는 이날 오전 10시 한국지엠 부평공장 본관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측은 올 초 모든 팀장급 이상에게 팀지엠(Team GM) 성과급을 1인당 평균 1700만원 지급했다”면서 “지난해에도 조합원들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고통분담 차원에서 1인당 2000만원 정도 양보했지만 팀장급에는 1500만원을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명목은 2018년 성과에 대한 성과급이라고 하는데 지난해 한국지엠의 적자규모는 8000억원에 달했다”면서 “조합원들에게는 경영정상화, 적자를 이유로 성과급을 줄 수 없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사측의 무성의한 교섭 태도도 언급됐다. 노조는 “지난 7월9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2019년도 임금단체교섭을 시작했지만 사측은 카젬 사장의 신변 안전을 이유로 30년간 사용하던 교섭장소 변경을 요구하면서 두 달가량 시간이 무의미하게 흘렀다”면서 “지난 19일 9차 교섭까지 사측은 ‘노력한다, 협력한다, 협의한다, 모색한다, 공유한다’ 등의 태도로만 일관하면서 절박한 노조의 요구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한국지엠 노조가 24일 부평공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카허 카젬 사장 및 ISP 임원의 퇴진을 촉구했다. 사진/김재홍 기자
 
또한 “사측은 2022년 이후 부평2공장의 생산계획이 없다고 하고 있는데, 이는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의미”라면서 “창원공장이나 부평엔진공장의 발전방안에 대해서도 애매한 답변만 하고 있는데, 실현 가능하고 구체적인 미래 계획을 약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카젬 사장의 행보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노조는 “카젬 사장은 자신의 사무실이 있는 본관건물 로비부터 3층 사장실에 이르기까지 안전장치 강화공사를 했는데 ‘요새화’를 위해 무려 60억원이 넘는 비용을 사용했다”면서 “조합원들을 마치 극악무도한 테러집단이나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으며, 본인의 안위에만 비용을 쏟는 사장이 어떻게 조합원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기자회견이 진행된 부평공장 곳곳에는 카젬 사장을 겨냥해 ‘카젬과 ISP(미국 제너럴모터스 본사 파견 외국인 임직원)들은 한국에서 꺼져라!’, ‘도덕적 해이, 경영실패의 주범! 카젬과 ISP들’의 현수막과 유인물이 붙어있었다. 
 
부평공장 곳곳에 부착된 카허 카젬 사장 및 경영진을 겨냥한 현수막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노조는 “부평2공장을 비롯한 각 공장의 발전전망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제시를 촉구한다”면서 “카젬 사장은 이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시 퇴진할 것을 권고하며, 노조의 경고를 무시한다면 노조는 실현될때까지 강력하게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출시된 ‘트래버스’, ‘콜로라도’ 등 미국에서 수입하는 차종에 대한 ‘불매운동’을 선언할 계획이었으나 취소했다. 이는 회사 경영정상화에 역행하는 ‘자해행위’ 등의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조 관계자는 “수입 브랜드 불매운동은 모든 구성원의 동의가 필요하다”면서 “실제 불매운동을 하겠다는 게 아니라 그만큼 노조가 절박한 상황에 처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지엠 관계자는 “노조가 언급한 사장실 공사의 경우 지난해 노조 교섭위원 중 일부가 사장을 감금하거나 폭언, 또는 의자를 부수는 폭력 행위를 자행했다”면서 “지난해에는 안전상의 이유로 외부 시큐리티 인원을 배치했다가 최근 사장실 주변 보안문을 만들었다”고 답변했다. 
 
부평공장 내 건물에 경영진을 비판하는 유인물이 붙어있는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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