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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오름

자살 이르기까지 위험 경로 있다…생애 4건 스트레스 겪어

복지부 '2018 심리부검 면담 결과 보고서' 등 발표

2019-09-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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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차오름 기자] 자살로 사망한 사람들은 살면서 평균적으로 4건의 스트레스 사건을 겪고 극단적 선택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 부담이 가중된 직장인이 자살을 택하기까지는 약 5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의료급여 수급권자 등 저소득층일수록 자살에 취약했다. 정부는 자살 관련 분석 결과들을 토대로 예방 정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는 '2018 자살실태조사'를 비롯해 '심리부검 면담 결과', '2013~2017 서울시 자살 사망 분석 결과' 등 3건의 보고서를 23일 발표한다고 22일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 중 자살 사망 경로는 지방자치단체에 기초자료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의료급여 수급권자 등 저소득 취약계층의 자살 위험이 높은 것이 확인된 만큼 방문을 통한 자살 위험 선별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대교에 쓰여진 자살 예방 문구. 사진/뉴시스
 
심리부검 면담 결과 보고서는 자살 유족 121명의 면담을 바탕으로 자살 사망자 103명을 분석한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사망자의 심리 행동 양상과 변화를 파악해 자살의 구체적인 원인을 검증하는 조사다.
 
심리부검 결과에 따르면 자살 사망자는 1인당 평균 4건의 생애 스트레스 사건이 자살 과정에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사망자의 84.5%는 정신건강 관련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됐으며 직업 관련 스트레스는 68%, 경제적 문제와 가족 관련 문제는 각각 54.4%가 겪었을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보고서에서는 자살 사망자의 특성을 분석해 자주 발생하는 위험 요인 74개를 추출, 특성별 자살 경로 패턴도 분석해 제시했다. 이를테면 부서 배치 변화로 업무 부담이 가중된 피고용인은 상사의 질책과 동료의 무시를 받으며 심리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급성 스트레스를 겪고 사망에 이른다. 이 과정에 평균적으로 5개월이 걸린다는 분석이다.
 
심리부검 보고서는 자살 사망자의 92.3%가 사망 전 경고 신호를 보였지만 이 중 77%는 주변에서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사, 수면, 감정 등 상태 변화로 대표되는 경고 신호는 사망하기 3개월 이내의 시점에서 관찰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자살 사망자 전수조사 자료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연계한 서울시 자살 사망 분석 결과 보고서는 저소득층일수록 자살률이 높다고 밝혔다. 의료급여 수급권자와 건강보험료 하위 6분위의 자살률이 중상위 14분위보다 높게 나타났다.
 
또 서울시 자살 사망자를 질환별로 살펴보면 정신질환의 경우 우울질환과 수면장애, 불안장애 등의 자살 사망자수가 각 2932명, 2471명, 1935명 등으로 많았다. 자살률은 정신활성화물질 사용장애, 성격장애, 알코올 사용장애 순으로 높았다.
 
자살실태조사는 자살예방법에 의해 5년마다 하는 조사로 지난 2013년에 이은 두 번째 조사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응급실에 내원한 자살 시도자 중 36.5%는 자살 재시도자였고, 자살을 시도했을 때 52.6%가 음주 상태였다.
 
세종=차오름 기자 risi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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