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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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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향자, 기술을 아는 정치인

2019-08-28 18:09

조회수 : 1,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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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 부위원장과 지난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시 인터뷰 내용을 지면에 다 담지 못해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일본 아베 정부에서 한국에 대해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한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다른 분야 보다는 기술적으로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미래산업 정밀타격했다고 이야기했는데. 결국은 3가지 전략물자가 우리가 나가고자 하는 산업 방향이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UV용 포토레지스트, HF 불화수소 같은 경우가 반도체 디스플레이용이니까. 딱 그거보면 일본이 굉장히 위기감을 느끼고 있구나 생각했다. 그리고 더 이상 이대로 가다가는 일본이 미래 산업 영역에서 입지를 완전 잃어버릴 수 있구나라는 위기 의식이 대두된 것 같다. 교수님들도 이야기하는 게 똑같다. 첫 번째 이렇게 하는 게 아베 정권이 탄탄하게 가기 위한 방안이고, 미래 산업에도 대응하고 국제 질서에서 주도권 잡기 위한 이런 이야기도 한다. 거의 비슷한 내용인 것 같다.
 
그런데 저는 반도체 소재를 보면서 좀 더 디테일하게 알게 됐다. 왜냐하면 대한민국 메모리 반도체가 정말 전세계에서 시장 점유율이라든지 기술 경쟁력이라든지, 전체 미래기술에 있어서 차지하는 범위가 워낙 넓고 깊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일본은 80년대 중반부터 전자 산업이 사양 길을 걷게 되면서 지금 거의 30년이 됐다. 그러면서 점점 위축이 되고 있다. 일본조차도 대한민국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전세계 시장이 다 높아지지만 일본조차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일본이 IT 산업은 워낙 축소돼 버렸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소니나 닌텐도 등 게임산업이라든지, 또는 도요타를 위시한 자동차 산업은 아직 남아있다. 하지만 여기도 다 반도체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러면 일본이 최고의 성능과 최고의 가격 경쟁력을 가진 반도체를 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 있어서 자국의 어려움도 만만치 않을 것인데도 불구하고 소재를 틀어쥐었다는 이야기는 그 위기감이 훨씬 더 컸다는 이야기로 보인다. 그리고 국제 사회에서 입지가 기술 패권을 쥐지 않으면 결국은 한미일 공조 체제에서도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을 견제하는데도 반도체가 없으면. 중국도 어차피 반도체로 간다는 것 아닌가. 그런 상황에서 대한민국과 중국이 함께 반도체 패권으로 나가면 일본은 또 위축이 된다. 일본이 이런 상황에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일본이 굳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전략 물자를 선택했던 이유가 너무나 뻔히 보였다. 처음부터. 그리고 미국 비메모리 반도체는 두가지를 말한다. 팸리스와 파운더리다. 그런데 팸리스가 가장 강한 나라가 미국이다.
 
그래서 미국 시장에 팸리스 회사들의 주문을 받아서 파운더리 사업에서 제조해서 이런 사업을 제대로 키우면 메모리 영역보다 훨씬 더 커진다. 더군다나 이 방향은 팸리스 사업이 키다. 티에스엠씨가 지금 세계 1위인데 티에스엠씨보다도 삼성이 더욱 유리한 게 삼성은 메모리반도체에 대한 제조 기술력이 있다. 메모리에서의 제조 기술력을 이식해서 그야말로 1위로 가고자 하는 것은 삼성이 지난 4월에 발표한 것이다. 대통령 비전 2030에서 비메모리 133조원 투자 티에스엠씨를 넘어서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 그래서 명실공히 비메모리 양날개를 달아서 그야말로 반도체 패권을 쥐고 반도체 패권이라는 게 기술 패권이다. 어쨌든 향후 미래 산업의 강국으로 가겠다는 대한민국의 비전을 봤을 때 일본이 얼마나 위축이 됐겠나. 그런 상황이었던 것 같다.
 
일본 수출 규제 조치에 따른 우리 산업의 피해는 어느 정도로 예상하는지.
 
얼마나 피해를 입을지 감히 누가 이야기할 수 있겠나. 왜냐하면 최첨단 반도체 기술을 개발하는데 최첨단 소재가 파트너로 처음부터 시작된 것이다. 그러면 우리도 피해지만 거기(일본)도 피해다. 사실상 글로벌 벨류 체인이라고 하는데 벨류 체인이 아니라 서클이 돼 버린 것이다. 소재를 바탕으로 반도체를 써야 되는, 그리고 정밀기계를 우리가 또 써야 하는. 거기서 소재를 규제하겠다? 그것은 일본의 아베 정부도 기업을 함부로 할 수 없다. 기업에게 환영받지 못하고 자국의 산업도 더욱 침몰하기 때문에 과감한 조치를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EUV용을 한가지 수출하고 이러지 않나. 나는 그것도 해결하자고 하는 시그널이라고 본다. 이때 우리나라 정부의 역할이 크다. 외교적으로, 경제적으로 어떻게 이 부분을 풀어나갈 것인가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우리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에서 그런 상황들을 다 모니터링하고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지금 우리 산업 피해정도는 어느 정도냐고 하는 게 지금까지는 피해 제로다. 그런데 앞으로 피해가 얼마나 올지 불확실하다. 지금까지는 피해가 얼마나 있느냐고 하면 지금은 없다. 그런데 언제, 어느때 얼마만큼 올지 모르는 게 가장 큰 피해다. 그렇게 해서 고객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리는 게 가장 큰 피해인데. 저는 이제 다소 어려워지더라도 대한민국이 반도체만 가지고 기술패권으로 기술강국이 되는 것은 상당히 구조가 그렇게 강한 구조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 소재부품장비 이런 쪽도 최대한 빠르게 내재화 시켜야 한다.
 
지난달부터 이어진 일본 수출 규제와 이에 따른 우리나라의 조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예산도 당장 피해가 예상되는 기업들에게 예산을 지원하는 게 맞는 방향이다. 그런데 결국은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전체적으로 그랜드 디자인이 필요하다.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 그런 것에서 보면 원오브뎀이다. 예산, 법률 집행,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그런 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어떤 지원책이 있어야 한다. 또 교육은 어떻게 가야할 것이며, 인재가 필요한데 인재가 없다. 오늘 김도연 포스텍 총장이 이야기가 그렇다. 일본은 공과대가 1877년에 세워졌다고 한다. 우리는 1950년도 이후에 그런 기술 인재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됐다. 그러니까 한 80년 정도의 격차가 있다. 포스텍이나 카이스트가 생긴 것도 1970년대 아닌가. 사실상 인재개발 측면에서 보면 100년 늦은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뒤졌다고만 할 게 아니라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준비가 중요하다. 당장 해야 한다. 이것을 교육에 대한 법제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필요하다. 융합적 모델로 제대로 가려면 정부와 정치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
 
당내에서 기업 규제 완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 이 부분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냥 규제 완화가 아니라 그런 것이다. 예를 들면 우리 항상 이야기하는 게 새로운 산업이 있다.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 회사를 조금 더 큰 중소기업이나 대기업에서 인큐베이팅 해야 되는데 그렇게 엠엔에이 하잖아요. 그러면 밖에서 보는 인식은 사실은 그럴지 않을 지언정 이것을 먹어버렸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다 보니까 법망을 피해서 기술만 가져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니까 실제로 기술에 오너십을 가졌던 사람은 뺏긴 것이다. 그런데 미국 등 선진국에서 그러한가. 지적재산권을 인정해준다. 그런 인식을 바꿔야 한다. 테크노 폴리티션이 나와야 한다는 게 그런 이야기다. 이것을 알아야 그런 법제화를 제대로 할 수 있다. 올해 CES 갔었을때도 그랬다. 카이스트하고 대한민국 연구소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있다. 부스가 생겨서 너무 반가워서 가봤는데 미래 자율주행차에 들어가는 기술들인데 그분들이 저한테 어려움을 토로했다.
 
삼성이나 SK나 LG에서 우리 기술을 안써준다고 한다. 일단 설명하러 가면 그 다음날부터 그 기술이 새로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설명을 못해준다고 한다. 그래서 아마존이나 구글 등 미국 쪽 회사와 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런 이야기들이 왜 나오겠나. 정치인들도 인식의 균형감이 있어야 한다.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 왜 우리나라는 기술탈취가 있을 수밖에 없는지. 대기업에서도 우리가 인큐베이팅 하려고 엠엔에이 했는데 인식이 그렇게 안되니까 밖에서 공격 받는다. 그래서 왜 하겠나. 그냥 우리가 저거 못하냐, 배워봐 하면 금방 한다. 그렇게 해서 기술 테크놀로지 배리어, 새로운 아이디어는 높지 않기 때문에 뭐든지 들어갈 수 있고 선점한 지적 재산권은 인정해줘야 한다.
 
반도체 같은 경우는 워낙 테크놀로지 배리어가 높기 때문에 쉽게 진입을 못하게 돼 있다. 못하게 된 계기가 그야말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극복하고자 하는 반도체 기술을 가진 기술 패권을 가진 대한민국 주자가 돼서 싸우는 전사로 생각한다. 그런데 그런 전사들을 보는 인식이 지금까지는 적폐들이었다.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대한민국 평화와 안보와 국가 존립까지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그런 기술패권을 가진 소중한 존재였구나라는 이 인식이 너무 좋은 것 같다. 그러면 이제 앞으로 어떻게 가야 되나. 오늘 아침 한겨레에서 대기업 갑질 때문에 개발이 안됐다고 하는데 그것도 본질로 가보면 대기업의 기술패권을 가진 삼성 반도체가 세계 시장의 경쟁력을 갖고 1등을 하면서 대한민국 기술패권 국가로 만드는데 한치의 오차도 있어서는 안 된다. 뒷받침 하는 이 회사들은 국가가 뒷받침해줘야 한다. 그런데 안해준다. 어떻게 뒷받침해줄지를 안 한다. 그러면 정부나 청와대, 정치권은 기업의 속성도 알아야 되고 기술도 알아야 하는데 우리는 너무도 모른다.
 
지금도 그렇다. 아무도 삼성에서 기술 이야기 안한다. 어느 누구도 삼성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없다. 이런 이야기를 해줄 수가 없다. 못하는 것이다. 신뢰가 있어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했을때 뭔가 윈윈하는 모델이 돼야 하는데 일단 이야기해주면. 기업에서는 정치인에 대한 신뢰가 전혀 없다. 그럴 정도로 신뢰가 없다. 서로가 모르는 것이다. 기술시장이 얼마나 치열하고 엄중한지 서로가 모르는 것이다. 지금 비유를 드는데 전쟁터에서 정말 전사들이 테크노 전사들이 뛰는데 부상자가 생겼다. 정부에서는 왜 부상자가 안 메고 뛰느냐는 것 아니냐. 그럼 이길 수 있나. 그 부상자는 포용의 영역이다. 국가가 해야할 일이다. 정부가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른다. 정치나 정부에서 그런 것은 안하면서 기업들에게 그래라? 결국은 기술 패권은 가격 경쟁력과 성능, 타이밍이다. 1등이 돼야 써줄 것 아닌가. 그런데 1등이 되기 위해서는 정말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 그럴때 2등인 놈을 쓸 수 있겠느냐고. 그래서 소재 부품 국산화하는 것도 우리가 대기업에 에이밍 돼어선 안되고 일본의 소재부품장비 회사와 겨뤘을때 똑같은지, 그리고 소재부품장비 회사들도 글로벌 시장에 가서 1등 회사로 인정받을 수 있느냐 그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어느 회사든 이것을 쓸 수 있도록 만들어야지 우리 대기업들이 안써줘서 못했다? 물론 그런 고민들도 있겠죠.
 
하지만 그러려면 정말 정부의 뒷받침이 기업에게 잘돼야 하고 전체적인 기업들이 서로 시너지날 상황이 돼야 하는데 뭐라도 하나 하면 여기는 피해자고 여기는 가해자인 논리로 가니까 할 수가 없다. 그러니 대기업이 왜 국내기업걸로 하나. 해외기업 것으로 하면 되지. 그런 인식이 문제라고 본다. 그래서 나는 대한민국을 욕할 수는 없지만 대한민국의 모든 이런 안 좋은 상황들을 극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기술 안되는 것을 자꾸 된다고 정치권에서 이야기한다. 1.9년 차이라고. 1.9년 차이? 무엇을 가지고? 어렵다는 이야기만 할 게 아니라 지금 이 상황 판단이 국민들도 높은 수준으로 파악을 하고 계시니 그런 지지를 받아서 이 정부가 잘해야 한다. 저도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소재 부품 국산화 가능한가.
 
8대 공정이 있는데 8대 공정 중에 하나당 100가지가 있다. 그거 하나 국산화 했다고 국산화됐다고 말할 수 있을까. 800가지를 국산화 다 해야 되는데? 그런 것이다. 가능하겠느냐고. 일본 공조해야 한다. 완벽한 국산화에 대한 정의가 없다. 우리 혼자 반도체 개발하면서 소재를 다한다? 그것은 있을 수 없다. 글로벌 분업 체계에서 우리 반도체를 다른 나라도 다 해야지. 우리가 왜 국산화를 못 했느냐는 일본에 똑같이 묻는 것이다. 일본은 왜 반도체 기술 못했냐를 똑같이 묻는 것이다. 그러면 당장 거기(일본)서 반도체 할 수 있나. 3,40년 뒤진 반도체 기술을 할 수 있냐고. 로그레이드나 도시바는 할 수 있겠지만 하루 아침에 안되는 것과 똑같은 말이다. 글로벌 분업 체계를 깰 수가 없다. 빨리 아베 정권도 이를 빨리 인식하고 이 상황을 철회해야 하는 상황이다. 과연 양국간에 명분과 가치가 과거사 등 이것을 주장했을 때 어느 나라가 국제사회에서 인정을 받는냐가 중요하다.
 
대체적으로 이번 계기로 삼아서 한단계 도약?
 
한단계 도약해야 하는데 한단계 도약을 얼마만큼 빨리 할 수 있느냐가 문제다. 누가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이슈다. 기술력이든 시스템이든 교육 체계든 한단계 도약해야 하는 시점에 왔다. 너무 잘된 것이다. 지금 보다 어려워지겠지만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도약하고자 하는 의지도 강해지고 또 집중력도 강해지기 때문에 갈 것이다. 삼성은 결국 해낼 것이라고 본다. 삼성을 칭찬하기 보다는 그런 반도체 정신으로 소재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제 그게 꼭 이런 반일 이렇게 해서 하자는 게 아니라 국가 전체를 퀀텀 점프할 수 있는 기회라는 희망을 가져야 한다. 그러니까 언론도 희망적으로 하지만 어려운 만큼 아픈 것이다. 다 어려움을 이야기하는데. 그런데 어려운 만큼 아파야 새판이 짜여진다. 그런데 가능할 것이다. 낙관적으로 보면 준비가 안 된다. 그래서 나같은 사람은 실질적 어려움도 이야기하고 희망도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했다. 사진/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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