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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준

국회·정부 사이 길 잃은 유료방송 합산규제

"합산규제 논의 그만, 사후 규제로" vs "사후규제 방안 위해 논의 이어가야"

2019-07-1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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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현준·이지은 기자]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국회와 정부 사이에서 길을 잃었다. 합산규제는 지난해 6월 일몰된 지 이미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국회와 정부를 오가며 확실한 마무리가 되지 않고 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인터넷(IP) TV,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시장에서 특정 사업자가 전체 시장 점유율의 3분의1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 2015년 6월 3년 한시법으로 도입돼 지난해 6월 일몰됐다. 이후 자유한국당 김석기 의원과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각각 유료방송 합산규제를 3년, 2년 연장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올해 초부터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에 대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는 엇갈린 행보를 이어가며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12일 열린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2소위)를 열었지만 결국 결론을 미뤘다. 정부에 한 달 뒤까지 통합 의견을 내 줄 것을 요청했다. 
 
12일 국회에서 과방위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가 열렸다. 사진/이지은 기자
 
국회는 의원들간의 입장 차가 뚜렷하다. 이날 법안2소위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성수·이상민·이종걸·박광온 의원은 합산규제 재도입에 대한 논의는 중단하고 사후규제 방안을 논의하자는 의견을 냈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에 대한 정부 심사가 이미 진행 중인 가운데 사후규제 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방송의 지역성·공공성 유지에 대한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채 시장이 열리게 된다는 것이 김 의원의 입장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부터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에 대한 업계 의견 수렴을 시작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김성태·박대출, 바른미래당 박선숙 의원은 정부가 실효성 있는 사후규제 방안을 가져오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를 중단할 수는 없다는 의견을 냈다. 결국 과방위는 올해 초부터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와 사후규제 방안에 대해 수차례 논의한 것을 이날에도 반복했다.
 
유료방송 관련 부처인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도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양 부처가 합산규제 일몰 후 사후규제 방안에 대해 이견을 보이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유료방송 이용요금 승인제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대통령령이 정한 특정 사업자의 결합상품에 대해 신고제로 전환하자는 입장이다. 방통위는 시장집중 사업자를 지정해 요금 인가제를 일부 인가제로 바꿔 규제 권한 강화에 무게를 뒀다.
 
유료방송 다양성 평가에 대해서도 양 부처의 의견은 갈렸다. 과기정통부는 현행 평가제에서 다양성을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자는 입장인 반면 방통위는 미디어다양성위원회에서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은 "결국 각 부처의 소관 문제라 합의하기 쉽지 않다"며 "양 부처가 국회 의견 따르겠다고 하고 있어 국회가 중재 역할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현준·이지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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