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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kjb517@etomato.com

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그때는 맞았던 것 같지만 지금 생각하면 틀리다?

2019-06-27 15:47

조회수 : 2,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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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낙연 총리가 영화 기생충을 보고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 및 한국영화제작자협회 부회장이자 영화 제작사 청어람 대표이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최용배 교수와 호프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합니다. 당시 호프 간담회에선 영화계 새로운 주춧돌이 될 한예종 영상원 학생들과 국내 영화 산업의 대표적인 반독과점 영화인으로 알려진 최 교수가 자리를 함께 해 작심 토론이 벌어질 것이란 예상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의외로 한예종 학생들이 조용한 가운데 이 총리 혼자 분위기를 주도하느라 어색한 이야기가 오고 갔다고 하네요. 영화계 현안을 주도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아닌 행정부를 대표하는 이 총리가 함께 했기에 사실 대화의 주제 공통점은 찾기 힘들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어색한 분위기가 오고 가길 몇 차례, 최 교수가 작심하고 대기업의 영화산업 독과점을 거론하며 앞으로 봉준호 같은 감독은 나오기 힘들다고 토로했습니다. 최 교수는 봉 감독과 함께 영화 괴물을 만든 제작자 입니다.
 
최 교수의 이런 작심 발언에 이 총리가 당황하고 어색해 하길 몇 차례. 결국 이 총리가 언짢은 기분을 드러내며 자리를 파했단 한 관계자의 전언을 들었습니다. 최 교수와 먼저 통화를 해보려 했습니다. 하지만 연락을 받지 않았습니다. 사실 어떻게 해서든 연락을 하면 연락을 받을 수도 있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굳이 더 이상 연락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날의 분위기를 전한 몇몇 기사에선 이 총리가 함께 자리한 총리실 관계자들에게 “(현장의 의견을) 고려해 보라는 말로 마무리했다고 합니다. 뭐 보는 시각에 따라서 당시의 분위기가 어색할 수도 있고, 이 총리의 행동에 언짢은 모습을 봤을 수도 있지만 그 감정의 진위 여부를 따져 봐야 하는 것이 너무도 주관적이기에 당사자와 통화를 해 그것을 해명(?) 받는 것 자체가 좀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한 영화관을 찾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관람한 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학과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러 다각도의 상황 체크를 해 본 결과 이날 이 총리가 약간(?)의 언짢은 기분을 표출한 것은 사실이라고 합니다. 영화계 현안에 대해 사실 잘 알지 못하는 총리에게 정부의 무능한 대책을 질타한 영화 현장 목소리는 당시 현장 분위기와는 맞지 않았단 지적도 있습니다. 주무 부처 장관도 아닌 행정부 전체를 주도하는 총리가 영화 현장의 고질적 병폐를 직접 조율하기에는 당연히 무리가 있었던 상황입니다. 최 교수 역시 대표적인 영화계 반독과점 인사로서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작심하고 털어 놓은 것도 있는 듯합니다. 적절치 못한 선택의 자리이고 방식이었던 듯 합니다.
 
최 교수에게 당시 상황에 대한 해명을 듣기에도 무리가 있다고 판단돼 연락은 하지 않았습니다. 답답한 영화계 고질적 병폐와 문제 해결이 10년이 훌쩍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지휘하는 국무총리와의 대담자리에서 쏟아낸 것입니다.
 
하지만 현장의 이 발언만큼은 분명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날 최 교수가 언급한 또 다른 봉준호가 나올 수 없다는 발언에 대해선 아쉬움을 표하는 관계자들이 많습니다. ‘기생충의 투자 배급사가 CJ엔터테인먼트 입니다. 반독과점 영화인이 말하는 영화 산업 수직계열화의 주범인 CJ ENM의 영화 사업부 입니다. CJ엔터테인먼트는 봉준호 감독 작품 중 설국열차마더의 투자 배급사 입니다. 최 교수가 제작한 괴물은 국내 4대 배급사 중 한 곳인 쇼박스가 메인 투자 배급을 맡았습니다.
 
대기업의 수직계열화가 정말 2 3의 봉준호를 내놓지 못하게 하는 최악의 주범일까요.
 
한 영화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수직계열화를 비난하는 측의 주장은 한 가지이다. 영화를 산업화로 끌고 가는 것에 반대를 하는 것이다면서 성장 억제 정책을 들이 미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잘 크고 있는 시장 상황을 억지로 성장 하지 못하게 하자는 논리이다고 주장합니다. 대기업이 영화란 콘텐츠를 산업화로 끌어 올리고, 그 과정에서 자금이 집중하면서 영화 콘텐츠가 상품에서 산업의 단면으로 성장하면서 질적 퀼리티가 끌어 올려진 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논리는 간단합니다. 대기업의 영화 산업 수직계열화 철폐에 동의합니다면서 그러면 기생충과 같은 작품이 나올 수 있을까요. 150억의 제작비가 투입된 자본 집약적 상품의 결정체가 바로 기생충이기도 합니다. 수직계열화의 장점과 단점을 분명히 제대로 들여다 봐야 할 논의의 장이 열려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영화인들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려 대는 반독과점’ ‘대기업 수직계열화철폐. 이게 영화 산업의 적폐인지 아닌지는 본인들이 더 잘 알 것 같은데 말입니다. 그저 조금만 생각해 보면 말입니다. 
  • 김재범

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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