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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5월2일 청와대에서 생긴 일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절규

2019-05-02 11:52

조회수 : 3,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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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 청와대에 출입하는 매체 기자들이 상주하는 춘추관 앞이 소란스럽다.

제대로된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를 주장하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 50여명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면서 춘추관 난입을 시도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부모연대 관계자들은 청와대 경비요원들과 10여분간 몸싸움을 벌였다.
 
이들의 요구는 다음과 같다. (출처/전국장애인부모연대 홈페이지)
 
<우리의 요구>
 
첫째, 문재인 대통령은 허울뿐인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이 아닌 진짜 발달장애 국가책임제를 도입하라!
 
둘째, 보건복지부는 기만적인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 시행을 즉각 멈추고, 장애인 부모단체의 요구를 반영한 제도 개선 방안을 수립하라!
 
셋째, 고용노동부는 발달장애인의 일자리를 대폭 확충하고, 발달장애인 관련 고용 정책을 개선하라!
 
넷째, 교육부와 국회는 장애인 교육권 보장 및 특수교육의 질적 수준 제고를 위해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을 전부 개정하라!
 
다섯째, 문화체육관광부는 발달장애인의 문화·체육·관광 향수 기회 증진을 위한 대책을 수립하라!
 
여섯째, 국토교통부는 발달장애인의 지역사회 주거생활 지원 대책을 수립하라!
 
참고로 발달장애는 나이에 맞는 신체적, 정신적 발달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를 일컫는 장애다. ‘발달장애인법’에서는 지적장애와 자폐성 장애(자폐증, 아스퍼거 증후군, 기타 광범위성 발달장애)를 발달장애로 보고 있다. 
 
사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9월12일 발달장애인 가족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발달장애인들도 차별받지 않고 배제되지 않고 비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포용국가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다만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국가 재원이 한정돼 있어 한꺼번에 모든 걸 다 해드리지 못하지만내년도 예산안을 3배 이상 확대 편성했고국회도 협조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양해를 구했다.  
 
당시 보건복지부·교육부·고용노동부는 부처 합동으로 ‘발달장애인 평생케어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정부 관계자는 “발달장애인의 생애주기별 필요서비스를 분석하고 돌봄이 필요한 분에게는 돌봄을, 취업을 희망하는 분에게는 고용을 연계하는 등 개인의 요구와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생애주기에 걸쳐 10대 과제와 24개 세부과제로 구성됐다. 발달장애인의 자립을 위해 통합유치원과 특수학교 등 교육시설을 대폭 늘리고, 직업훈련과 취업지원 등을 확대한다. 현재 서울과 부산 2곳만 있는 ‘발달장애인 거점병원 겸 행동발달증진센터’는 2019년 6곳을 추가 확보해 의료서비스를 확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412억원 수준의 예산을 올해 1230억원으로 3배 이상 확대 편성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갈 곳이 없어 집에만 머무르는 발달장애인 비율을 26%에서 2% 수준으로 크게 낮추고, 발달장애인의 고용률은 전체 장애인 수준인 36%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정부의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던지, 국회에서 상당부분 삭감됐는지, 아니면 발달장애인의 부모들이 정부의 약속이 크게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는지 아직은 모르겠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그들의 행동이 위법하지만,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행동이라는 점이다. 장애아를 둔 부모의 소원은 아이보다 하루 늦게 죽는거라고 한다. 애끓는 부모심정에 무엇을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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