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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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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불패 신화'는 언제 깨지나?

2019-02-08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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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낭에서 예전부터 유행하던 말 중 '부동산 불패신화'라는 말이 있다. 부동산에 투자하면 결코 망하지 않는다는 믿음이다. 정책 변화를 통해 단기적인 등락은 있어도 전체적인 그래프를 놓고 보면 나라가 세워진 이래로 부동산 가격은 전체적으로 상승 곡선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서울 등 주요 지역 부동산 거래량이 급락한 것도 이 부동산 불패신화가 역활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는 반드시 오를 것이라는 믿음이 이 부동산 불패신화가 사라지지 않는 밑거름이다. 급한 소나기만 지나가면 다시 태양이 비칠 것이라는 집주인들의 마음을 대변하다.
 
부동산 불패신화는 일반 국민보다 기업에게 더 잘 통하는 믿음 같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분석한 국세청 자료를 보면 2007년부터 2017년까지 개인 보유 토지는 5.9% 줄어든 반면 법인 보유 토지는 80.3% 증가했다. 법인 보유 토지 증가량은 판교 신도시 면적(922만㎡)의 1000배 수준이다.
 
기업이 돈 벌어서 땅에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개발 등 기술 발전 등에 투자할 돈을 땅에 뭍어두고 있으니, 글로벌을 선도할 첨단 기술이 우리 기업들을 통해 나오는 것은 요원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국내 10대 대형 건설사들의 연구개발 비용이 매출 대비 1%를 넘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다.
 
IT기업 창업자가 주식을 처분하고, 그 돈으로 부동산에 투자했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에서 더 무엇을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나라 경제 구조가 '부동산 불패 신화'라는 그 경계를 넘어서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문재인정부가 부동산 정책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도 이 '부동산 불패 신화'라는 신념을 무너뜨려서 여유 자금이 산업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하려는 것 아닌지 생각이 든다.
 
  • 최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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