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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반문재인으로 돌아선 20대 남성, 그 이유를 알아보자

20대 남성은 많이 힘들다

2018-12-24 15:43

조회수 : 4,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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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미터의 올해 12월 2주차 주간집계(무선80:유선20, 총 2509명 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84주차 국정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이 1주일 전 12월 1주차 주간집계 대비 1.0% 포인트 내린 48.5%(매우 잘함 24.2%, 잘하는 편 24.3%)를 기록, 한 주 만에 다시 하락세가 이어졌으나 지난주 중후반 회복세를 보이며 11월 4주차(48.4%)에 기록했던 최저치 경신은 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20대 남성의 문 대통령 지지율이 29.4%로, 60대 남성(34.9%)을 포함한 모든 연령대별 남녀 계층 중에서 가장 낮았고, 이들의 부정평가(64.1%)는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대 여성에서의 문 대통령 지지율은 63.5%로, 40대 여성(61.2%)이나 40대 남성(60.4%)을 포함한 모든 연령대별 남녀 계층 중에서 가장 높았고, 부정평가(29.1%)는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그동안 20대 전체를 문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으로 간주해왔으나, 20대 중에서 남성은 더 이상 핵심 지지층이 아니며 현재는 오히려 핵심 반대층으로 돌아섰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이와 같은 결과는 종교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대체복무제 논란과 청년세대의 남성과 여성 간 혐오, 즉 성(性, 젠더)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조사의 페미니즘 운동 지지 여부 질문에서 2030세대 남성과 여성의 태도는 서로 극명하게 엇갈렸는데, 20대 여성(지지 64% vs 반대 25%)과 30대 여성(44% vs 30%)은 폐미니즘 운동을 대다수 또는 다수가 지지한 반면, 20대 남성(14% vs 76%)과 30대 남성(23% vs 66%)은 대다수가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페미니즘을 비롯한 젠더 문제에 대하여 2030세대 남성과 여성이 서로 극명하게 상반된 입장을 취하고 있고, 이러한 입장 차이로 인한 성 갈등이 20대를 중심으로 한 청년층에서 이미 심각한 수준까지 진행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성 갈등의 한 축인 20대 남성이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이탈하여 핵심 반대층으로 돌아선 데에는, 종교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대체복무제도 논란, 그리고 여성폭력과 여성차별 문제에 대한 정부·사회적 해결 과정과 일자리 등 경제사회적 상황악화 과정에서 이들이 느끼는 박탈감과 피해의식, 소외감 확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사회 전반과 전혀 다른 20대 남성의 처지
 
대한민국 사회는 전반적으로 남성 위주의 구조다. 한국사회의 여성들은 곳곳에 설치돼 있는 '보이지 않은 천장'에 부딪히고, ‘일과 가정의 양립’이라는 성립이 거의 불가능한 장벽을 넘지 못해 개인 능력이 충분함에도 ‘경단녀’(경력단절 여성)에 내몰리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10대와 20대로 시선을 돌리면 상황은 달라진다. 우선 10대 초반까지는 여성의 육체적 성장이 더 빠르며, 학업성취도 역시 여성이 남성보다 우월한 경우가 많다. 20대 초반, 남녀 모두 절정인 시기지만 대부분의 여성이 자신의 인생을 향유할 수 있는 것과 반대로 대부분의 남성은 병역의무를 부담한다.
 
여기에 연애.결혼 문제에서 남녀 불균형도 있다. 한국사회에서는 연애와 결혼에 남자가 좀 더 많은 부담을 지는 것이 일종의 통념처럼 돼 있다. 30대 초반 경제적 여유가 생기는 남성의 경우 그나마 버틸 수 있겠지만, 경제적 여유가 없는 20대의 경우 쉽지 않은 문제다.
 
이러한 불합리성이 쌓이고 쌓이면서 20대 남성들이 분노하게 된 것 아닐까? 이러한 분노에 기름을 부은 것이 소위 ‘페미니즘’ 논란일 것이다. 모성애에 기반한 포용적인 페미니즘이 아닌, 워마드나 메갈리안 식의 공격적인 페미니즘, ‘여성 우월주의’ 페미니즘이 대세를 형성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즉 평소 남녀관계에서 불공정함을 느끼던 20대 남성들이 ‘페미니즘’과 그것을 주장하는 여성, 또 그것을 지원하는 ‘권력’과 사회구조에게 반감을 갖게 되면서 이런 결과로 나타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다. 문 대통령은 ‘페미니즘 대통령’을 표방하며 ‘장관급 인사 여성 30% 할당’ 등의 정책을 펴고 있다.
 
한편 이번 주간집계는 12월 10일(월)부터 14일(금)까지 닷새 동안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3만7532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최종 2509명이 응답을 완료, 6.7%의 응답률(응답률 제고 목적 표집틀 확정 후 미수신 조사대상에 3회 콜백)을 나타냈다.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통계보정은 2018년 7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 포인트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http://www.realmeter.net/category/pdf/)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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