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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경

'수출' 편중의 그림자 지워야… "다변화 전략 시급하다"

2018-11-14 15:36

조회수 : 3,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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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흑자.
 
 
14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내놓은 10월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입 동향의 내용입니다.
 
비단 ICT뿐 아니라 자동차도 꽤 괜찮은 실적을 기록 중입니다.
 
 
즉 반도체와 자동차가 우리 수출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그런데 비단 이런 상황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문제는 고용과 내수 부문 지표가 매우 좋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고용은 '쇼크' '참사' 등의 단어로 보도되면서 사실상 '김앤장(김동연 경제부총리,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교체의 요인이 됐다는 게 관가 안팎의 시선입니다. 
 
고용은 쉽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날 통계청에서 내놓은 고용통계를 보면 충분히 짐작이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수출이 버티고 있는 한국 경제지만 이마저도 불안하기 그지없습니다. 반도체와 자동차 편중도가 너무 심하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더 버텨줄지 의문입니다. 반도체는 내년에 글로벌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수요가 줄면 당연히 가격이 떨어지는 게 경제의 기본 원리입니다. 
 
실제 많은 글로벌 경제평가기관들은 내년에 D램과 플래시 메모리 가격 하락을 점치고 있습니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최근 보고서에서 D램 가격이 최대 25% 떨어질 것으로 봤고,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역시 올해 반도체 고점론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우리가 한동안 확실한 우위를 점했던 디스플레이와 휴대폰은 이미 위기가 도래한 모양새입니다. 이날 산업부의 ICT 수출입 동향을 보면 디스플레이는 수출 증감률이 9월부터 마이너스대를 기록 중입니다.
 
그래픽=뉴시스
 
7월과 8월에 각각 2.6%와 5.6% 증가세를 보였지만 9월 들어 -11.1%에 이어 10월에도 -10.5%로 부진합니다. 중국의 LCD 패널 생산이 최근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게 주된 요인으로 보입니다.
 
휴대폰도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합니다. 수출 증감률은 8월부터 아예 두자릿수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습니다. 6월과 7월 3.2%와 6.8%를 기록하다가 8월 -20.4% 9월 -36.6% 그리고 10월 -14.1%로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신제품 출시와 소비자들의 소비패턴 변화 등의 요인이 많이 작용하는게 휴대폰 시장이지만 그래도 추락의 폭이 너무 큽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휴대폰 등은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고부가가치 상품입니다. 선두권에 올라서기도 어렵고 추격하기도 어렵고 선두에서 그 자리를 지키는 것 또한 어려운 것이 해당 시장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대국간 무역 전쟁은 내년에도 이어질 겁니다. 이쯤에서 현실을 짚어보면 한국의 총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5%입니다. 그 중 80%가 중간재입니다. 미중 무역 전쟁이 우리 수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지난 2017년 11월9일 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중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나란히 걷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는 올해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6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민소득 3만불도 기정사실화 하고 있습니다. 비록 성장률 하향 조정과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고용시장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부문은 순항하고 있다고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말합니다.
 
"수출 품목과 지역을 다변화하고, 4차 산업혁명 분야 등 신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고부가가치 산업 구조로 변화를 기하며 내실을 다져야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7월 공개한 세계무역기구(WTO) 분석 자료에 따르면 이번 무역전쟁에 가장 취약한 국가로 대만이 1위에 올랐으며 헝가리, 체코, 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아일랜드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래픽=뉴시스
 
이제 문재인 정부 제2기 경제팀 출범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인사청문회 전이므로). 2기 경제팀은 그 어느 정부 경제팀보다 많은 과제를 풀어야 합니다. 당연히 고용상황을 개선할 단기·중기·장기의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수출시장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전략을 손봐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의 동력을 가지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혁신성장, 공정경제, 소득주도성장은 경제의 모든 톱니바퀴가 잘 맞물려 돌아가야 실현 가능하다는 것은 상식 중의 상식입니다.
 
정경부 권대경 기자 kwon2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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