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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잡학사전)코골이는 다 피로 탓? 수면무호흡증 의심해야

방치시 고혈압 발병률 9.7배 증가…자가진단·수면다원 검사로 확인

2018-11-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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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잠이 보약'이라는 말은 수면이 우리 생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새삼 일깨워준다. 그만큼 충분한 수면은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 요소다. 하지만 바쁜 직장생활이나 학업 등에 치이다 보면 수면부족에 시달리기 일쑤다. 일과 중 참을 수 없을 만큼 졸리고, 코까지 고는 경우도 있다. '피로가 쌓여서 그렇겠지'하고 넘기기 쉽지만 전날 충분한 수면에도 낮잠이 쏟아진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코골이는 목젖 뒤쪽의 기도가 좁아지면서 공기 흐름에 저항이 생겨 주위 구조물들이 떨리며 나는 소리다. 코골이가 더 진행되면 목젖이 인두벽을 완전히 막아 공기의 흐름이 10초 이상 멈춘 상태가 수면 중 반복되는 질환이 수면무호흡증이다. 성인을 기준으로 평소 호흡 폭에 비해 들숨과 날숨 폭이 90%이상 감소된 경우를 무호흡이라고 하고, 30~90%만 감소해도 혈중의 산소농도가 감소되거나 수면 중 각성이 동반된다면 저호흡으로 분류한다.
 
수면무호흡증은 무호흡이나 저호흡이 시간당 5회 이상 나타나며, 낮에 졸리거나, 숨이 막혀 잠에서 깬다. 또 동반자에 의해 습관적인 호흡장애가 관찰되거나 고혈압, 당뇨, 심방세동, 울혈성 심부전, 뇌졸중, 인지 장애 등 합병증이 동반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된다. 해당 증상이 동반되지 않아도 15회 이상 무호흡 또는 저호흡이 나타나면 마찬가지로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한다. 
 
수면무호흡증의 원인으로는 나이와 건강상태 등이 꼽힌다. 몸무게 증가와 비례해 기도가 좁아지기 때문에 비만은 수면무호흡증의 주요 원인이 된다. 나이가 들수록 기도 주위 근육이 약해지는 만큼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증상이 악화되는 경향도 있다. 이밖에 호르몬 차이로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발병률이 높으며, 비중격만곡증, 비염 등 코의 질병도 원인이 된다. 
 
박일호 고대 구로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을 단순한 코골이로 여겨 치료의 필요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지만, 뇌졸중, 심근경색 등 다양한 합병증 때문에 사망에도 이를 수 있는 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수면무호흡증을 방치하면 고혈압 발병률이 정상인에 비해 9.7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혈압약 만으론 고혈압 증상 조절이 어렵고 수면무호흡증과 함께 치료가 필수적이다. 또 심부전 발병위험은 2.2배, 관상동맥질환은 1.3배 발생이 증가하는 등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도 크다. 자주 잠이 깨다 보니 주간 졸림증이 심해지고 불안증, 우울증, 불면증의 빈도도 심해지며, 뇌로 가는 혈관이 터지는 뇌졸중 발병도 정상인에 비해 1.6배 높아진다. 
 
수면무호흡증상은 함께 생활하는 동반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불가능한 경우 자가진단도 가능하다. 평소 여행을 가거나 합숙을 했을 때 본인의 코골이에 주변 사람이 힘들어 한 경험이 있다거나 본인 코고는 소리나 숨 막힘에 잠에서 깬 경우, 가족 중 자다가 숨을 안 쉬는 구성원을 본 경우 등이 좋은 예다. 또 아침에 일어났을 때 충분히 잔 것 같지 않고, 낮에 자주 졸음이 온다면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전문적인 측정으로는 수면의 단계와 각성의 빈도로 수면의 질을 평가하는 수면다원 검사가 있다. 
 
수면무호흡증 치료는 기도 협착을 유발하는 구조물을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와 수면 중 기도를 확장해주는 양압기를 착용하는 비수술적인 치료가 있다. 내시경을 통해 목젖, 연구개, 인두 등에서 기도를 좁힌 원인과 위치를 찾아내고 코수술, 연구개 및 편도 수술 등 환자 상태에 따른 맞춤 수술치료가 진행된다. 명확한 해부학적 이상 소견이 있거나 수면무호흡증이 심하지 않고 젊은 나이인 경우에 수술적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중간 이상의 수면무호흡증 증상과 합병증이 동반된 환자에겐 지속적인 양압기 치료가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박일호 교수는 "양압기 착용이 거추장스럽고 불편하다 느끼지만, 1년 반 이상 꾸준히 착용 시 손상된 뇌기능이 일부 회복 될 정도로 효과가 좋아 삶의 질을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치료를 권장 한다"며 "술은 점막에 부종과 점액 분비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기도가 막히기 쉬우며, 담배도 상기도 점막에 염증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어 금주·금연을 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쏟아지는 낮잠과 코골이를 단순히 '피로가 쌓여서 그렇겠지'하고 넘기기 쉽지만 전날 충분한 수면에도 낮잠이 쏟아진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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