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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표

(현장에서)돌아온 유커, 정부와 업계 머리 맞댈 때

2018-10-25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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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혹독했던 한한령의 추위가 녹아들고 있다. 수개월만에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가 최대규모로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국내 면세·관광업계도 모처럼 들떠 있다.
 
지난 23일 중국 화장품 제조·판매 기업 '한야 화장품' 임직원 820여 명은 서울 장충동 신라 면세점을 찾았다. 아울러 신세계 면세점과 에스엠 면세점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롯데 면세점은 방문하지 않았는데, 여전히 중국 당국이 한국행 단체 관광을 제한적으로 허용한 데다 롯데 계열사 이용은 아직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 역시 풀어야 할 숙제다.
 
이들은 지난 20일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해 한국에 방한한 뒤 24일까지 서울 명동·동대문·강남 일대를 돌며 국내 화장품 시장을 견학하고 한·중 세미나 등의 행사를 진행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이처럼 대규모로 한국을 찾은 것은 지난해 3월 한한령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국내 유통·관광업계는 중국인 보따리상 이른바 '따이공'의 싹쓸이 쇼핑에 의존해야 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대규모 유커 방한 소식은 특히 면세점 업계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중국 정부가 한국행 단체 관광을 본격적으로 허용하게 되면 실적이 훨씬 개선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여전히 과제는 산적해 있다. 현재 중국은 베이징 등 중국의 6개 성·직할시에서만 한국 단체 관광객을 허용했다. 이마저도 전세기 취항 금지, 여행상품의 온라인 마케팅 금지 등 제약 조건이 붙어있기 때문에 자유로운 여행 및 관광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신중한 시각도 있다.
 
유커는 우리뿐 아니라 세계 관광업계가 노리는 가장 큰 고객이다. 아직까지 중국 전체 국민 중 여권 보유자는 6%에 불과해 앞으로 해외 관광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중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동남아 국가들은 물론 주요 관광국가들이 앞다퉈 비자를 면제하고 거리의 간판을 중국어로 바꾸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커의 귀환은 위기에 빠졌던 국내 유통·관광업계에게 다시 찾아온 기회다. 업계와 정부 당국도 이를 간과해선 안된다. 이전 정권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유커의 발길이 끊긴 것은 정치적 이유였다. 유커의 방한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정부는 열일 제쳐두고 중국 당국의 4불정책(여행상품의 온라인 판매 금지, 크루즈 여행 금지, 전세기 이용 금지, 롯데 상품 금지)을 푸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유커의 재방문율을 근본적으로 높이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유커들을 위해 한류 열풍과 연계한 볼거리와 먹을거리, 즐길거리를 개발해 다시 찾게 하고 체류 기간을 늘릴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이를 위해선 정부와 업계가 규제 이슈로만 얽힌 이해관계에서 이제는 탈피해야 한다. 그리고 유통·관광산업 육성의 파트너라는 패러다임 전환으로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어렵게 재방문한 유커 행렬을 일시적 호황으로 그치게 해선 안된다.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바글바글 했던 유커들의 쇼핑 행렬과 백화점을 향하는 대형버스 무리들을 다시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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