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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훈

(단독)대기업 순환출자 고리 90% 해소

김상조 공정위 출범 후 공시집단 282→36개, 상출집단 93→5개

2018-10-1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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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대기업의 순환출자 고리가 조만간 역사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경제검찰의 지휘봉을 잡은 뒤 지난 9월까지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 5조원 이상)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 10조원 이상) 순환출자 고리 중 90% 이상이 해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앞으로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책임성이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16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남아있는 공시대상기업집단 순환출자 고리는 36개다. 김 위원장 취임 당시 282개에서 246개가 해소됐다. 2015년 459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10분의 1도 남지 않았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순환출자 고리를 보유한 곳은 현대자동차그룹(4개), 영풍(1개), SM(27개), 현대산업개발(4개) 뿐이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고리는 5개 남았다. 현대자동차 4개와 영풍 1개로 지난해 김 위원장 취임 당시 93개에서 무려 88개가 사라졌다. 역시 2015년 455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450개가 해소됐다. 
 
대표적으로 삼성그룹은 지난 9월 삼성전기·삼성화재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물산 지분 3.98%(762만주·약9710억원)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매각하면서 마지막 고리를 모두 털어냈다. 현대중공업그룹도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새로 형성된 순환출자 고리 1개를 해소했고, 현대중공업지주가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현대중공업지분 3.93%를 매입하면서 모든 순환출자 고리를 없앴다.
 
대기업 순환출자 해소는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 중 하나다. 김 위원장은 취임 후 줄곧 “순환출자가 총수일가의 지배권 유지·승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적은 지분으로 기업 전체를 소유하는 오너 일가 중심의 대기업 지배구조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기업 지배구조 개편에 공을 들였고, 그 결과로 사실상 순환출자 고리가 완전히 사라지기 직전까지 이른 셈이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문재인정부에서 공약으로 추진하는 부분이 있다보니 기업들도 정부와 충돌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는 측면이 있었다”며 “대기업 입장에서는 얼마 만큼 경영권을 안전하게 확보할 수 있느냐가 더 관심사라 경영권 방어만 이뤄진다면 고리 해소를 마다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제 남은 기업 가운데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고리가 가장 큰 관심사다. 김 위원장은 취임 초부터 “순환출자가 총수 일가 지배권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곳은 현대차그룹 뿐”이라며 압박했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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