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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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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브로크백 마운틴’도 개봉 당시에는 논란이었다

2018-09-12 12:20

조회수 : 4,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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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이 케이블채널에서 12일 오전 방송되면서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이 온라인에서 커지고 있습니다. 대만 출신의 이안 감독이 연출한 ‘브로크백 마운틴’은 카우보이 두 남자의 브로맨스를 그립니다. 사실 브로맨스라고 하지만 퀴어 영화입니다. 퀴어는 사전적 의미로 ‘남성 동성애자’를 뜻합니다. 영화 속 두 남자 역시 서로 사랑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상상하는 성적 코드가 담겨 있지는 않습니다. 말 그대로 러브스토리일 뿐입니다. 그 대상이 남자와 남자일 뿐입니다. 작품성도 인정 받은 수작입니다. 지금이야 퀴어란 단어가 사실 그리 거부감이 없지만 이 영화가 개봉할 당시만해도 상당히 논란이 있었습니다. 국내 영화계에서도 퀴어 코드의 영화는 상당히 많습니다. 어떤 영화가 있었는지 알아 보겠습니다.
 
♦ 국내 첫 퀴어 영화
 
국내에서도 퀴어 영화가 꾸준히 만들어지고 상영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퀴어 영화들만 모아서 열리는 영화제도 따로 있을 정도입니다. 그만큼 대중성과 다양성이 인정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만들어지고 개봉할 당시만해도 논란이 많았습니다. 1996년 ‘내일로 흐르는 강’이란 제목의 옴니버스 영화입니다. 이 영화가 개봉될 당시 영화사에 동성애자분들이 자신의 이름이 들어가는 크래딧에 항의를 했단 뒷 얘기도 있을 정도입니다. 지금은 더욱 강한 표현도 담기고 있지만 극중 남자 배우 두 사람이 주먹을 쥐고 맞대며 키스를 하는 듯한 장면이 담긴 것 하나만으로도 논란이 됐던 작품입니다.
 
극장에 걸리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던(맥스무비 보도)

 
♦ 세계적인 거장의 퀴어 영화
 
이 영화를 단순한 퀴어 영화로 보는 영화팬들은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왕가위 감독의 ‘해피 투게더’입니다. 고 장국영과 양조위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의 영상미와 작품성은 두 말하면 잔소리일 정도로 빼어나다는 것은 어느 누구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999년도에 국내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직접적인 성적 묘사가 없음에도 동성애 묘사와 관련돼 수입 제한을 받아 논란이 됐던 작품입니다. 결국 몇 장면이 편집이 된 뒤 국내에서 우여곡절 끝에 상영이 됐습니다.
 
왕가위의 해피 투데더(오마이뉴스 보도)
 

♦ 천만 배우의 그 시절
 
배우 황정민의 존재감은 이제 대한민국 영화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한 사람으로 꼽기에 주저함이 없을 정도 입니다. 하지만 그도 처음에는 단역부터 출발했습니다. 임권택 감독의 ‘장군의 아들’에서 단역으로 출연한 그의 모습은 익히 알려진 비하인드 스토리 입니다. 그리고 2002년 영화 ‘로드무비’에서 그는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입니다. 안방극장에서 주로 활동해 온 배우 정찬과 동성애 연기를 펼칩니다. 수위 높은 동성애 연기라기 보단 남성미 물씬 느끼게 만드는 영화 속 비주얼로 정찬과 남성적 애절함을 그려냈습니다. 황정민의 초기 출연작이라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빼놓을 수 없는 그의 필모그래피 중 한 편입니다.
 
황정민의 그 쓸쓸한 모습(온라인 블로그)

 
♦ 동성애에 대한 확장
 
단순히 동성애 영화가 남자와 남자의 러브 스토리에만 머문 것은 아닙니다. 아들의 커밍아웃, 여성과 여성의 레즈비언 그리고 사회 문제로 확장한 영화들도 많았습니다. 먼저 올해 개봉한 ‘환절기’는 아들이 동성애자란 것을 알게 된 엄마의 모습을 그립니다. 내밀한 심리 변화가 사실감 있게 그려져 영화 관계자들의 극찬을 받았던 작품입니다. 여성과 여성의 러브스토리를 그렸던 ‘연애담’은 좀 씁쓸합니다. 연출을 맡았던 이현주 감독이 동성인 또 다른 여성 감독을 성추행한 사실이 올해 초 미투 열풍을 통해 드러나면서 충격을 줬습니다. 이 감독은 영화계 은퇴를 선언하고 그 죄값을 대신했습니다. 역시 미투 열풍의 가해자로 지목돼 논란의 주인공이 됐던 영화계 대표 커밍아웃 연출자 이송희일 감독의 ‘야간비행’도 동성애 코드에서 머물지 않고 학교와 사회 문제까지 건드린 수작이었습니다.
 
여성 퀴어 영화의 새로운 서사(전자신문 보도)
 
자극 대신 감성 택한 ‘환절기’(헤럴드POP 보도)
 
출구 없는 10대의 자화상 ‘야간비행’(매일경제 보도)
 
사진/(위부터) 영화 '내일로 흐르는 강' '해피 투게더' '로드무비' '환절기' 공식 스틸
  • 김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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