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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란 기자의 좌충우돌 가상화폐 투자기)⑥ 암호화폐,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지 않는 법

빗썸 해킹여파에 수익률 -22.8%…콜드월렛 비중·보상안 살펴야

2018-07-04 08:00

조회수 : 8,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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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믿을 수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
 
지난달 20일 약 190억원의 암호화폐(가상통화·암호자산)를 해킹당한 국내 대형 거래소 빗썸의 캐치프레이즈다. 빗썸의 경우 국내 1, 2위를 다투는 암호화폐 거래소였고 그동안 제1금융권에서 이용 중인 ‘안랩(Ahnlab) 세이프 트랜잭션’을 도입하고, 각종 보안대책을 마련했다고 공언해왔기 때문에 시장에 가해진 충격은 컸다. 이로 인해 암호화폐의 대장주격인 비트코인 시세가 지난달 말 6000달러 선을 하회하는 등 시장 전체가 침체됐다.
 
기자의 수익률도 바닥을 뚫고 내려갔다.
 
3일 오전 10시 업비트 기준 평균 수익률은 -22.84%로 집계됐다. 이는 투자기를 작성한 이래 가장 많이 하락한 수치다.
 
보유 코인별로 보면 라이트코인(LTC)이 -53.78%로 가장 많이 떨어졌으며, 네오(NEO)와 모네로(XMR), 트론(TRX)은 각각 -51.74%, -40.84%, -40.56%를 기록했다. 지난달 자체 네트워크인 메인넷을 내놓은 이오스(EOS) 또한 -38.86%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단 이오스를 가진 만큼 호루스페이(HORUS) 코인이 에어드랍됐기 때문에 매도하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트코인(BTC)의 경우 -6.46%로 손실은 가장 적었다.
 
코인레일(6월11일 400억원)과 빗썸의 해킹 사태 등 지난 5월말 투자기 이후 발생한 악재에 대응하기 위해 나름 '물타기'를 한 점이 방어막 역할을 한 셈이다. 기자의 경우 지난달 비트코인만 각각 779만원, 739만9000원, 665만원에 총 0.035개를 구매해 평균 매매 단가를 낮췄다. 살 때 마다 시세가 떨어지니 의욕도 함께 상실되는 기분이 들었지만 700만원 전후가 저점이라고 믿고 추매했다. 
 
다행히 이달 들어 중국 암호화폐 거래소인 BTCC가 거래를 재개하며 중국 당국의 규제 완화 기대감이 높아진 데다 빗썸의 보상방안도 발표되면서 암호화폐 시장은 알트코인을 중심으로 다시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7월3일 업비트 기준 투자 현황. 사진/백아란기자
앞서 빗썸은 암호화폐 입출금 중단으로 피해를 본 회원을 대상으로 ▲거래 수수료 무료쿠폰 제공 ▲보유 암호화폐에 대한 에어드랍 등을 보상책으로 내놨다. 이 결과 빗썸 거래소에서 왁스코인은 119% 오른 602원에 거래 중이며, 스테이터스네트워크토큰과 기프토 등 알트코인은 각각 전날보다 73.07%, 70% 급증한 182원, 435원에 매매되고 있다. 하루 만에 다시 알트코인이 폭등한 것이다.
 
타이밍을 놓친 것이 배가 아프기도 하지만 입출금이 막힌 상태에서 펌핑이 오니 흡사 가두리 양식장 내에 폭탄 돌리기를 보는 느낌도 든다. 당장은 거래가 활발해지는 것이 좋을지 몰라도 정부의 규제가 가해지는 상황에서 다시 거품론이 제기될 수 있어서다.
 
암호화폐 거래소 역시 잘 선택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욱 커졌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암호화폐는 위·변조가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거래소의 경우 중앙집권형으로 여전히 보안에 취약한 탓이다. 더욱이 업비트와 빗썸 등 대다수의 암호화폐 거래소가 해킹을 당했을 경우 손해배상을 책임지겠다고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외부 공격으로 인한 손실 가능성도 다시 생각하게 됐다.
 
기본은 콜드월렛(Cold Wallet) 비중이다.
 
통상 암호화폐는 인터넷에 연결된 ‘핫 월렛’과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콜드 월렛’에 보관되는데 콜드 월렛은 네트워크가 연결되지 않은 물리적으로 분리된 저장 공간으로, 보안사고 발생 시 고객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다.
 
대다수의 암호화폐 거래소가 70% 이상을 콜드월렛에 보유해야 하지만 명확한 보유 비중을 밝힌 곳은 후오비(98%)와 코인원(90% 이상)에 불과하다. 
 
두 번째는 보상방안이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이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보유한 약관 내 면책 조항을 보거나 기존의 오입금된 사례와 이에 따른 대처 방안을 통해 해당 거래소가 고객 보호에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고 힘쓰는지 확인 가능하다. 예컨대 후오비의 경우 후오비 토큰(Huobi Token)으로 조성된 사용자 보호 펀드와 투자자 보호 펀드도 별도로 운영 중이며 코빗은 추적이 어려운 익명성 암호화폐 ‘다크코인’에 대한 매매 거래 서비스를 중지하며 사전 방어에 나서기도 했다.
 
여기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고팍스, 코인원, 빗썸 등 암호화폐 거래소를 대상으로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을 심사 중이니 이 결과도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동안 암호화폐 거래소는 단순히 원하는 코인을 거래하는 플랫폼이라고만 생각하고 유동량과 거래 코인의 수만 따졌다면 일련의 사태로 개인정보 보호의 필요성과 자산을 믿고 맡길 만한 거래소를 선택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게 된다.
 
물론 암호화폐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자 개인이 시장의 불확실성에도 원칙과 소신을 갖고 투자를 하는 것이겠지만, 그 첫 단계는 해킹으로부터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거래소를 고르는 것부터 시작된다. 이번 해킹 사태가 암호화폐 시장의 자정작용을 가져올지, 신뢰를 회복하는 단초가 될지는 아직은 예단하기 어렵다. 
 
다만 최소한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혀서 울지는 말자. 아니, 울지 않겠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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