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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윤

민주당, '캐스팅보터' 충청서 위기

충남지사·대전시장·세종시장 모두 검찰행

2018-04-04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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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로 6.13 지방선거 승리를 자신하는 더불어민주당이 충청에서 위기에 빠졌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미투’ 파문, 권선택 전 대전시장의 실형 확정에 이어 이춘희 세종시장까지 수뢰 등 혐의로 2일 검찰에 피소되면서다. 구본영 천안시장도 4일 수뢰혐의로 구속됐다.
 
민주당 충청권 관계자는 “안희정 전 지사 건 이후 충남 지역에서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반드시 촛불민심 눈높이에 맞는 지도자가 당 후보자로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야권에 인지도 높은 후보가 나와 1:1구도가 형성되면 아무리 당 지지율이 높아도 쉽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충청은 스윙보터(Swing Voter·뚜렷한 지지정당이 없는 부동층)가 많아 선거결과를 예측하기 가장 어려운 지역으로 꼽힌다. 대통령 선거에서도 충청에서 선택받은 후보가 당선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번 선거 때마다 ‘캐스팅 보터’로 주목받는다.
 
그런 충청에서 민주당은 확고한 지지율을 확보한 듯 보였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광역자치단체장인 충남지사, 충북지사, 대전시장, 세종시장 4자리를 모두 꿰찼다. 19대 대선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은 충청 전역(세종 51.08%, 대전 42.93%, 충북 38.61%, 충남 38.62%)에서 주요 세 후보 중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민주당 출신 지자체장들의 연이은 검찰조사와 불명예퇴진은 6.13 지방선거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노무현 전 정부에서 당시 한나라당이, 박근혜 전 정부에서는 민주당이 충청지역 광역자치단체장을 모두 석권한 것처럼 충청은 지방선거에서 대통령과 다른 당이 우승한다는 징크스도 민주당의 ‘충청 위기론’에 힘을 더한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충남민심은 민주당이 강세였는데 현재 충청 곳곳에서 균열 조짐들이 연결돼서 나타난다”면서 “자유한국당 충남지사직 후보로 이인제 전 의원이 등장한 것 자체가 그런 영향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이 3일 지역별 단수후보자 및 경선후보자와 후보선출방법을 발표한 가운데 아직 ‘위기’를 전망하긴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실장은 “(충청 지자체장 사태가) 국지적으로는 영향이 있겠지만 현재 구도에서 전면적인 심판으로 가고 있는 것 같진 않다”고 분석했다. 김학성 충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이번 사태가) 상당부분 표를 깎아먹은 건 사실이지만 한쪽 정당에 치우치지 않는 충청 지방선거에서는 상대적으로 인물의 중요도가 큰 만큼 여야 후보가 결정된 뒤에야 결과를 예측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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