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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석

중국 기자가 본 '사드 보복'의 5대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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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드 배치'를 구실로 중국의 무차별적 경제 보복이 진행됐습니다. 한국과 중국 국민들의 감정을 골도 깊어졌습니다. 한국이 아무리 방어용이라고 주장해도 중국은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한국 내에서는 사드를 둘러싸고 국론까지 분열됐습니다. 


중국에서는 물론 '사드 보복'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의견이 99%입니다. 하지만 모든 중국인들이 사드 보복 명분에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 


중국 화교 사회의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문학성(文學城)'에 중국의 사드 보복의 5가지 불합리성을 지적하는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되고 있어 소개합니다.  


1. 한국의 사드 도입은 합리적이다. 


한국은 선진국에 이미 진입했으며 풍족한 생활을 누리고 있다. 한국이 현재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북한이다. 북한이 전쟁을 일으켜 몇 십년간의 경제성과가 사라져버릴 것을 두려워한다. 


3대째 이어진 북한의 '김씨 왕조'는 지금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 김정은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하면서 남한을 공격하겠다고 큰소리 치고 있다. 정상적인 사고가 가능하다면 한국이 미사일 방어 시스템인 사드를 도입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할 것이다. 


중국은 사드 배치를 반대하지만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방어는 한국의 합리적인 관심사다. 중국은 (사드 배치가) 동북아 지역의 전략적 평형을 파괴한다고 주장하지만 중국의 군사력이 한국의 몇 배난 되는 상황에서 전략적 평형 주장은 말도 안된다. 


한국은 중국과 모순되는 점이 별로 없고 북한 방어만을 생각한다. 


2. 사드는 얼마나 중국에 위협이 되는가


중국은 사드가 국가안전을 크게 위협한다고 주장한다. 사드가 방어시스템에서 공격시스템으로 바뀔 수 있고 사드 레이더로 중국 국토 절반의 군사적 움직임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군사 상식이 조금 있는 사람이라면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공격시스템으로 바꾼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사드 요격 미사일은 가볍고 속도가 빠르며 폭약을 장착하지 않아 개조하는게 매우 어렵다. 


미국은 이미 위성, 정찰기, 해상 레이더 등을 통해 중국군의 움직임을 감시 중이다. 사드 레이더가 중국의 상당부분을 감시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이 미국에게 중국을 감시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것은 국제법 상으로도 근거가 없다. 


중국은 반(反)감시 기술을 발전시키거나 반대로 미국과 한국에 대한 감시 능력을 제고하는 방법 밖에 없다. 


3. 동아시아 최대 위협은 북한


동아시아 지역 최대 안보위협 요소는 한국이 아니라 북한이다. 북한은 예측과 통제가 불가능하다. 김정은 이후 늘 도발적이었고 한국을 위협했다. 중국과 러시아도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는 입장이 일치한다. 사드는 우선적으로 북한에 대비하는 것이다. 


사드가 중국을 대비한 것이라고 고집하는 것은 지적장애자들 뿐이다. 




4. 중국은 사드에 왜 예민한가


방어시스템인 사드 배치에 대해 중국이 격한 반응을 보이자 한국도 놀랐다. 문제의 원인은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다. 중국은 미국의 사드가 최고의 위협이라고 생각하며 북한은 오히려 작은 형제이자 전우, 동지라고 생각한다. 


냉전이 끝난지 20여년이 지났지만 미국과 중국은 여전히 항상 견제하고 대립한다. 미국과 중국은 경제적으로는 상호 의존관계로 발전했지만 미국은 여전히 중국의 최대 적이다. 언론이 통제되는 중국에서 미국의 비뚤어진 이미지가 중국인들에게 완전히 각인됐다. 


중국은 미국을 첫번째 적으로 뽑고 미국이 무얼 하든 자기를 겨냥한 거라고 생각한다. 


5. 롯데그룹은 왜 비난의 대상이 됐나


사드 문제 이전에 중국인들은 롯데에 관심이 많지 않았다.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 부지로 롯데 소유 토지를 정하면서 중국인들에게 공공의 적이 됐다. 


중국인들은 롯데가 중국 정부 편에 서서 한국 정부를 반대해야 하고, 반대하지 않으면 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발상은 매우 우습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롯데를 향해서는 안된다. 중국이 사드 보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면 역효과를 볼 수 있다. 


사드 배치는 한국의 국가이익이며 이미 피할 수 없다. 중국이 사드를 빌미로 한국과 경제적, 외교적으로 단절하는 것은 '적 800명을 죽이기 위해 아군 1000명이 목숨을 잃는 것'과 같다. 


경제 전쟁은 중국에 아무런 좋은 점이 없다. (중국과 한국의 갈등 상황에서) 유일한 승자는 북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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