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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관

TV 전쟁, LCD로 돌아간 이유는?

LG, 올레드에서 LCD로 '방점'…결국 수익성의 문제

2017-03-2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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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차세대 TV를 놓고 주요 제조사간  경쟁이 격화된 가운데, LG전자가 LCD TV라는 다소 의외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앞서 LG전자는 올레드TV 확대에 사활을 걸었지만, 연초 나노셀TV를 선보이며 LCD TV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LG전자 모델이 나노셀 기술이 탑재된 '슈퍼 울트라HD TV'를 선보이고 있다.사진/LG전자
 
LG전자는 지난 17일 경기도 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나노셀 기술을 적용한 LCD TV와 관련 기술을 선보였다. 최근 수년간 그룹 차원의 전폭적 지원 속에 올레드TV에 전력을 쏟았다는 점에서 이번 LCD TV 신기술 공개는 이례적이기까지 했다. 오는 21일 삼성전자의 올해 전략 TV 제품군인 QLED TV 공개를 의식한 행보로, LCD TV 주도권 싸움으로 해석됐다.
 
LG전자가 다시 LCD TV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유는 생각보다 더딘 올레드TV 시장의 개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올레드TV 시장 규모는 140만대 수준이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위츠뷰가 예상한 올해 전세계 LCD TV 시장 전망치가 2억2500만대인 점을 고려하면, LCD TV 대비 올레드TV의 비중은 0.6% 수준에 그친다.
 
특히 올해 전세계 TV 시장이 3년 만에 역성장을 벗어날 것이라는 시장 기대감 역시 LG전자의 전략 변화를 유도한 요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TV 시장은 2014년 2억3492만대, 2015년 2억2781만대, 지난해 2억2417만대로 역성장을 거듭했다. 앞서 TV 시장은 2009년 LCD TV의 광원이 냉음극형광램프(CCFL)에서 발광다이오드(LED)로 교체되면서 유례없는 호황을 누린 바 있다. 올해는 그로부터 8년이 되는 해로, 당시 TV를 구입했던 소비자들의 TV 교체 시기로 평가된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TV 교체 시기인 8년이 지난 올해 시장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며 "단순한 TV 교체를 떠나 풀HD에서 UHD로, 영상기기에서 스마트기기로의 변화 등 새로운 TV에 대한 기준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여전히 수익성은 LCD TV에서 발생한다"며 "이를 포기하고 차세대 TV에만 매달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올레드TV의 대중화라는 명분만을 쥐고 있을 수 없게 됐다.
 
LG전자 TV사업의 최대 파트너, LG디스플레이의 수익 개선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와 함께 올레드 대중화에 전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LCD 패널에 대한 높은 매출 의존도를 보인다. 더군다나 최근 기대주로 꼽히는 모바일용 올레드 패널에서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 대비 경쟁력이 크게 뒤쳐진 상황에서, 믿을 건 결국 LCD 패널뿐이라는 분석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대형 올레드의 대중화가 생각보다 늦춰진 가운데 향후 올레드가 대세가 될 것이라는 확신도 없다"며 "당분간은 LCD 경쟁력만이 생존을 담보할 유일한 답임을 인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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