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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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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산업 기상도 '암울'…무너지는 전차군단

갤노트7 파문에 노조 파업까지 '악재의 연속'…정유·유화는 '선방'

2016-10-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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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대내외 경기침체와 불확실성 증대로 국내 산업계가 생존 활로 모색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IT·가전과 정유·유화를 제외한 전 업종이 4분기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예상됐다.
 
10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요 업종별 협·단체와 공동으로 조사한 '4분기 산업기상도' 결과에 따르면, IT·가전과 정유·유화는 '구름조금', 철강, 기계, 섬유·의류, 건설 등은 '흐림', 자동차·조선은 '비'로 예보됐다. '맑음' 예보는 단 하나의 업종도 없었다. 중국발 공급과잉에 세계 각 국의 보호무역주의까지 겹쳐 수출길은 더 어려워졌다. 미국의 대선과 북한 핵 위협 등으로 글로벌 시장의 불안도 더해졌다는 분석이다.
 
 
IT·가전은 반도체가 귀환하면서 상대적으로 전망이 밝았다. 메모리 시황이 빠르게 회복 중인 데다, 차세대 대용량 저장장치인 SSD가 기존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빠른 속도로 대체하면서 반도체 산업에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대형 TV를 비롯한 가전의 경우, 연중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연말 쇼핑시즌을 눈 앞에 두고 있어 수요 진작이 기대된다. 다만,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이 리콜 결정에도 잇단 발화 논란에 휩싸이면서 다시 생산을 일시 중단한 점은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저유가 기조 속에 수요 확대와 높은 정제마진으로 사상 최대 실적으로 새로 써내려가고 있는 정유·유화도 4분기 선방이 예상됐다. 유가의 급격한 변동만 없다면 올 한 해도 실적잔치가 기대된다. 변수는 여전히 중국이다. 특히 중국의 에틸렌 자급률이 높아지면서 대중 수출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철강 과잉공급으로 통상분쟁이 진행 중인 철강은 암울하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 여파로 한국산에 대해 50% 내외의 관세가 매겨졌고, 인도·태국·대만 등 신흥국도 수입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갈 곳 잃은 중국산 철강의 덤핑 공세 역시 계속되고 있다. 다만, 중국의 과잉생산 해소를 위한 구조조정이 본격 가동되면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섬유·의류 업종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가 하락 등 그림자를 드리웠다. 업계는 "10년 전만 해도 5~6달러이던 면니트 셔츠가 지금은 3달러로 반토막 났다"고 울상이다. 과거 내수를 주도했던 아웃도어 시장도 포화 국면에 접어들어 가시밭길이다.
 
조선, 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부진으로 기계업종 역시 어둡게 전망됐다. 조선업 구조조정, 생산기지 해외 이전 등으로 내수가 극히 침체된 가운데, 최대 수출처인 중국도 수요 부족으로 초과 공급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다만, 연말 EU의 노후 생산시설 교체 수요와 세계의 공장이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하면서 추가될 기계 수요는 호전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방주택의 과잉공급 조짐이 나타나는 건설도 흐리기는 마찬가지. 지방 미분양주택은 올해 8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150% 늘었다. 해외건설도 저유가로 중동지역의 발주가 끊기면서 지난달까지 46% 감소했다. 다만 수도권에서 주택 등 건설 수요가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점은 긍정 요인이다.
 
파업, 공장이전, 개별소비세 종료 등 악재가 겹친 자동차는 4분기가 험난해졌다. 노조 파업으로 대규모 생산차질액이 발생했고, 최근 준공된 멕시코 공장과 중국 창저우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4분기 국내 생산량은 10.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종료되면서 4분기 국산차 내수판매도 전년 동기 대비 21.4% 감소할 전망이다.
 
수주가뭄이 지속되고 있는 조선도 난항이 예상된다. 8월까지 세계 전체의 누적 수주량이 전년 대비 68% 감소한 가운데, 한국의 수주도 87% 급감했다. 특히 수주잔량이 2003년 10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어, 잇단 구조조정 노력에도 회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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