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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방문판매원 재배정 강요' 아모레퍼시픽 전 임원 기소

일명 '세분화 전략'으로 다른 특약점과 계약하도록 한 혐의

2016-01-2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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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판매원을 다른 방문판매특약점과 거래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전 임원이 추가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 이준식)는 아모레퍼시픽 전 방판사업부장 이모(53)씨를 독점규제및공정거래관한법률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 2006년 1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아모레퍼시픽 방판사업부 상무로 업무를 총괄하면서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기존 방판특약점의 판매원을 신설 방판특약점 등과 계약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8일 같은 혐의로 아모레퍼시픽 법인과 이씨에 이어 2013년 1월부터 약 7개월 동안 방판사업부장으로 근무했던 이모(53)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방판특약점과 판매원 간에 체결된 계약 당사자가 아님에도 이들의 동의 없이 직접 개입해 기존 방판특약점과 판매원 사이의 계약을 종료시키고, 다른 특약점과 새로 계약을 맺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방법으로 2005년부터 2013년까지 다른 방판특약점 또는 아모레퍼시픽 직영영업소와 계약을 맺고 이동한 판매원은 방판특약점 187곳에서 총 3686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방판특약점은 아모레퍼시픽 본사와 계약 기간을 1년마다 갱신하되 실적 부진, 불성실 등 사유로 해지될 수 있고, 매출을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본사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1996년부터 방판특약점 확대를 통한 외형성장, 구조조정 퇴직자의 생계대책, 방판특약점 영업관리 등을 위해 기존 방판특약점의 판매원을 다른 방판특약점과 거래하도록 하는 일명 '세분화 전략'을 진행했다.
 
검찰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의 내부 문건에 의하면 영업이 부진한 특약점에 대한 자극제 또는 거래종료 목적으로도 세분화 전략이 이용됐다"며 "이는 아모레퍼시픽만이 유일하게 펼친 전략으로, 경쟁사에는 신규점 등에 대한 판매원 재배정이나 이동 관행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의 유통경로별 매출 비중을 보면 2012년 기준 방판특약점이 23.5%로 가장 높았고, 가맹점 13.3%, 백화점 11.5%, 면세 10.5%, 마트 6.8%, 수출 3.4%, 직영영업소 2.4% 등의 순이었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의 방판특약점은 544곳, 방판특약점 소속 판매원은 3만4150명이었으며, 연매출액 10억~30억원 규모의 방판특약점은 전체의 약 75%를 차지했다.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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