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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남양유업 폭언 음성파일은 빙산의 일각"

2013-05-07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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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갑'의 자리에 선 대기업의 횡포에 대한 비난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을'의 입장에서 피해사례를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회경제민주화포럼과 참여연대,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등이 주최하고 이종걸 의원실이 주관한 '재벌·대기업 불공정·횡포 피해사례 발표회'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진행됐다.
 
이날 발표회에는 이창섭 남양유업(003920) 대리점피해자협의회 회장을 비롯해 노혜경 전 CJ대한통운(000120) 여수지사 화물운송 수탁인, 김진택 농심(004370) 특약점 전국협의회 대표, 최선 화인코리아 대표, 유제만 크라운베이커리 천안직산점주 등이 참석했다.
 
이창섭 회장은 "최근 문제가 된 폭언 음성파일은 대기업의 관례가 된 구조적인 폭력과 비교하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피해 대리점주들은 권리를 지키려고 외쳤지만 사회로부터 보호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연 이 사회가 보호받을 권리가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이제 대한민국 서민이 권리를 보호해달라고 요청했을 때 진정한 민주주의와 경제민주화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회장은 인터넷에 공개돼 논란이 된 폭언 음성파일의 당사자인 김웅배 서부치즈대리점의 호소문을 대신 전했다.
 
그는 호소문에서 "자식뻘인 영업담당에게 세상에서 들어보지 못한 욕설과 협박, 갈취에 시달렸고 솟구치는 치욕에 눈물을 삼켜야만 했다"며 "남양유업은 개선해야 할 기업이 아니라 없어져야 할 기업인 것 같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노혜경 전 CJ대한통운 수탁인은 "화물운임 지급을 거부하고 소송을 제기해 오히려 제3자의 채무에 관한 연대보증 책임을 요구했다"며 "또 계약서에 근거도 없는 감가상각비 명목의 차량할부금과 주유비까지 청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원은 이미 1심 판결로 CJ대한통운의 주장을 대부분 거부했는데 항소를 해 힘없는 수탁인에게 물질적, 정신적 고통을 주고 있다"며 "말도 안 되는 소송을 취하하고 지급해야 할 보증금과 운임을 지급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또 유제만 크라운베이커리 천안직산점주는 "본사가 일방적으로 주문시간을 변경해 예측주문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는 매출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점주들의 불만을 낳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가맹사업을 철수하려는 사실은 회사 임직원이나 가맹점 모두가 알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한편에서는 가맹점 스스로 자생력을 잃어 폐점하도록 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진택 농심 특약점 대표는 "매출 목표를 강제로 부과하는 것은 전형적인 밀어내기 수법의 하나"라며 "이러한 문제를 지난해 7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자료를 제출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얻지 못했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풀뿌리 경제가 잘 돼야 지속가능한 경제가 이뤄지고 진정한 경제민주화의 목표라고 생각한다"며 "모든 노동은 수평적인 관계에서 존중받고 행복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재벌·대기업 불공정·횡포 피해사례 발표회'가 열린 가운데 이종걸(오른쪽 네번째) 민주통합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정해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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