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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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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곡물가 하락…사료·축산 다시 보기

러-우 전쟁 피해기업, 곡물가 안정에 이익 증가 기대

2024-02-27 02:00

조회수 : 5,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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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기자] 전쟁 때문에 급등했던 국제 곡물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피해가 컸던 축산농가와 사료업체, 일부 음식료업체들의 수혜가 기대됩니다. 
 
지난주 미국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 따르면, 옥수수 선물가격(5월물)은 부셸당 413.4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대두(콩)는 1141.6달러, 소맥(밀)은 569.0달러입니다. 
 
이들 3대 곡물의 시세는 작년 하반기부터 계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022년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발한 전쟁으로 인해 곡물 수출에 차질이 생기며 시세가 급등했는데 지금은 전쟁 전보다 더 내려간 상태입니다. 옥수수 선물가격을 예로 들면 2020년 12월 수준으로 되돌아갔습니다. 대두의 낙폭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1700달러를 넘었던 고점에 비하면 많이 내려왔습니다. 소맥 가격도 고점의 절반 이상 하락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원재료 가격이 뛰면 이를 재료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기업들은 판매가에 원재료비 상승을 반영해 이익을 키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업종과 섹터별로 처지가 다릅니다. 다만 2022년 곡물가 급등으로 피해가 컸던 기업이라면, 곡물가가 하락하는 지금은 이익이 커질 것이란 기대는 가능할 겁니다. 곡물가와 직접 관련된 업종과 기업들을 둘러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곡물메이저·음식료업체 이익 증가
 
ADM(아처대니얼스미들랜드), BUNGE(번지), CARGILL(카길), LDC 등 글로벌 4대 곡물 메이저들의 경우 2022년에 특수를 누렸지만 각각 온도 차는 있습니다. 이들을 묶어 ‘ABCD’라고 부르는데, 점유율로는 카킬, ADM, LDC, 번지 순입니다. 이들은 모두 곡물 재배에서부터 운송, 저장, 수출까지 인프라를 갖추고 전 세계 곡물 교역의 80%, 저장시설의 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중 상장기업인 곡물 및 식품기업 번지글로벌(종목기호 BG)의 경우, 주가는 개전 초기보다 크게 올랐습니다. 사실 개전 전부터 올라서 4월에 정점에 도달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실적은, 2022년 매출은 급증했으나 영업이익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오히려 2023년 매출이 전년보다 감소했는데도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상장사인 ADM도 주가 흐름은 번지와 비슷합니다. 2022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급증했는데 2023년엔 매출이 감소했는데도 이익은 더 커졌습니다. 
 
농심, 삼양식품, 동원F&B, 대한제분 등 국내 주요 음식료업체들을 보면, 2021년보다 2022년이, 2022년보다 2023년 실적이 더 좋았습니다. 원재료가 상승분을 판매가에 전가하면서 적극적으로 이익을 키운 것으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판매가를 크게 올릴 수 없는 업종의 기업들은 당시 이익이 크게 훼손됐습니다. B2B에 가까운 사업을 하는 사료업체들이 특히 피해가 컸습니다. 
 
양계, 양돈에 필요한 배합사료를 넘어 육가공 사업도 하는 팜스코는 2022년과 2023년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2022년엔 영업이익이 급감한 채로 대규모 적자를 냈고 작년엔 영업이익이 거의 제자리로 돌아왔는데도 순손실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우성사료를 100% 자회사로 둔 우성도 2022년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는 뚜렷한 회복세를 보여주었습니다. 한일사료의 경우 2022년 적자를 낸 뒤 지난해 회복세를 나타냈습니다.
 
이들에 비하면 이지바이오처럼 2022년에 순이익이 조금 감소하는 데 그친 곳은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선진도 2022년엔 이익이 꺾였지만 지난해 좋은 성적을 올리며 기저효과를 누렸습니다. 
 
사료·축산 턴어라운드…양어사료 기대감
 
배합사료 업체들은 주 원재료인 옥수수, 대두박 등의 가격 변화에 민감합니다. 러-우 전쟁으로 곡물가가 뛰면서 업체들도 판매가를 올렸으나 환율, 인건비, 운반비 등이 동반 상승한 탓에 역부족이었던 겁니다. 다행히 지난해 회복된 곳이 많습니다. 
 
사료업체들은 양어 사료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있습니다. 정부는 2027년부터 양식업 내 해양환경 수산자원에 악영향을 미치는 생사료 사용을 제한하고, 양어용 배합사료 사용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추진 중입니다. 실제 양어용 배합사료 출하도 꾸준히 늘어 연평균 7.22%씩 성장 중입니다. 참고로 2017~2021년 양돈, 양우용 배합사료 출하금액은 연평균 3.44% 성장에 그쳤습니다.
 
이들로부터 사료를 구매하는 축산업체들도 곡물가 변동의 영향권에 있습니다. 하림, 정다운, 팜스토리, 마니커 등 양계 위주 상장사들이 많습니다. 우리손에프앤지는 양돈과 한우가 메인입니다. 이들 중에도 2022년 실적이 악화됐다가 지난해 개선된 경우가 많아 올해에도 주목해 볼 만합니다. 
 
사료 및 양계·양돈 업체들은 개별 기업별로 재무 상황과 실적 차이가 크기 때문에 1차적으로 투자 후보를 추릴 때 잘 걸러내야 합니다. 국제곡물가 하락에 수혜를 크게 받을 수 있는 기업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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